[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상대 당의 내홍을 언급하지 않는 건 정치권의 암묵적 ‘불문율’이다. 정치란 결국 분열과 집합의 연속이다. 내뱉은 화살은 다시 돌아온다. 언제 같은 처지에 놓일지 알 수 없다. 일종의 동병상련이다. 때문에 상대 당의 속사정은 방관하는 게 관행이다.
그럼에도, 최근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각종 법안처리가 무산되고, 국회가 마비된 데 따른 성토다. 새누리당 역시 계파갈등과 지도부 간 권력투쟁에서 자유로울 리 없지만, 그래도 야당만큼은 아니라는 자신감, 혹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분노도 뒤섞였다.
내홍을 비꼬는 것도 아니다. 마치 새정치민주연합이 하루빨리 내홍을 정리하길 바라는 듯하다.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낸, 정치권의 낯선 기류다.
최근 새누리당 여당 지도부가 야당 내홍을 향해 쏟아낸 발언을 정리해봤다.
김무성 대표 = 야당에 백번 말해봐야 지금 집안 싸움에 정신이 없는, ‘소귀에 경 읽기’ 같은 그런 현실에 정말 답답함을 느낀다. 야당은 임시국회의 중대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12월 10일, 최고위원회의).
원유철 원내대표 = 새정치민주연합의 권력투쟁으로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들이 정쟁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12월 10일, 최고위원회의).
원유철 원내대표 =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사정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하고, 당내 사정이며, 국회에선 국민을 향해 국회대로 운영해야 하는데, 전혀 집중되지 않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께서 문재인 당 대표와 통화하고선 알려주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끊겼다. 정말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당으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다른 당 형편을 말씀드리기 곤란하고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요즘 새정치민주연합 사정을 보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 의사결정 구조가 완전히 붕괴됐고 리더십도 완전히 붕괴됐다(12월 9일, 의원총회).
이진복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 = 요즘 벽에 대고 말하는 심정으로 야당을 만나고 있다(12월 9일, 의원총회).
심윤조 의원(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 = 야당 간사는 지도부로부터 아무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한다. 확인을 해보라고 하니 당내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한다. 야당 간사와 지도부 간에 거의 대화 단절 상태다(12월 9일, 의원총회).
김무성 대표 = 야당 내부사정이 복잡하지만, 야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파트너란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안 내에서 싸움을 하더라도 국민을 위한 입법활동은 중단하면 안 된다(12월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원유철 원내대표 = 야당의 복잡한 내부사정과 의사결정의 혼선, 법안 발목잡기 때문에 처리하기로 한 법안이 제대로 될까 심각하게 우려된다(12월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김정훈 정책위의장 = 야당의 무능, 무기력, 무책임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 야당의 당내 상황은 백가쟁명이다. 당내 수습을 위한 방법은 오직 민생에 당력을 집중하는 것이다(12월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김영우 수석대변인 = 당명을 바꾸고 대표를 바꾸는 야당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입법 활동에 나서는 야당을 혁신의 이름으로 기록하게 될 것이다(12월 9일, 현안브리핑).
신의진 대변인 = 야당은 진흙탕 싸움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날을 새고 있다. 왜 국민이 야당의 집안 싸움을 지켜봐야 하는가(12월 8일, 현안브리핑).
권성동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 야당은 논의를 위한 접촉조차 거부하고 있다. 우리 당 지도부가 고장 난 녹음기도 아닌데, 똑같은 내용을 매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 우리 당이 비정상적인 집단인가. 우리 당 지도부가 이성이 마비된 사람들인가. 벌써 4개월 이상 계속해 이렇게 강조하면 정말 지나가던 개도 귀를 기울일 것 같다(12월 8일, 원내대책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