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내년 2월부터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분양물량 공급과잉으로 주택시장 급랭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까지 강화될 경우 금융권 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실적 절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한계기업 정리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본격화되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경우 은행의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은 당장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예상치 못한 기업부실이 드러날 수 있는 데다 은행권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3년 STX 사태 이후 대규모 금융권 부실이 큰 이슈로 떠오르자 은행들은 위험업종에 대한 여신 규모를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건전성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기업의 구조조정 본격화나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금리가 오르게 되면 이자 부담 증가로 예기치 못한 기업 부실 사태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4조2000억원대의 자금 지원이 결정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사태에서 보듯 대규모 부채를 지닌 기업들의 추가 부실 사태가 이어진다면 주요 은행들도 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국신용평가의 박일문 연구원은 ’은행산업 이슈 점검‘ 보고서에서 은행권 위험업종 여신을 대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충격이 일시에 발생한 것과같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결과, 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일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의 훼손 정도가 2%포인트 정도로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 건전성 여건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저금리와 경기회복 부진으로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2014년 국내 은행산업의 연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4%로, 위기 이전인 2001∼2007년의 0.82%와 비교해 반토막으로 줄었다.
수익구조에서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줄었는데 반해 수수료 수입 기타 수입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일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문제는 1차 위기에 대한 대응력이 아니라 지속적인 안정성을 위한 은행의 본원적 대응능력이 현저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도 “두 차례 경제위기 경험으로 그동안 외환건전성이나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에 대내외 충격이 오더라도 단기간에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점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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