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취업난과 천정부지의 혼인비용 및 집값 등에 못이겨 끝내 결혼을 포기하는 ‘결포세대’가 늘고 있다. 경제력 부재로 결혼도 사치라고 생각하거나 차라리 나를 위해 투자하는 삶을 살겠다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해마다 혼인 감세소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2일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1~9월 전국에서 이뤄진 혼인 건수는 총 22만300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혼인 수와 비교할 때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만 해도 1~9월 혼인 수는 23만3900건이었다.

그러다 2011년 같은 기간 23만3200건에서 2012년 23만2100건을 기록한 뒤 2013년 23만100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22만500건으로 집계되면서 22만건대로 떨어졌고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 21만건 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35세 이하에서 결혼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 3분기 연령대별 혼인건수 증감률을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20~24세는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4.2%를 기록했고, 25~29세와 30~34세 각각 -8.0%와 -4.6%를 보였다. 여성도 같은 연령대 -3.3%, -5.1%, -3.8%를 기록했다.

실제로 취업 준비생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선 35세 전후로 결혼을 포기했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명희(36ㆍ여ㆍ가명) 씨도 1년 전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았다.

김 씨는 “3포 세대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집안 형편이나 내 사정상 결혼을 꿈꿀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혼자 사는 자취방의 중고 냉장고가 고장나서 선뜻 새 냉장고를 사는 걸 보곤 문득 내가 정말 결혼을 포기하긴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포세대 양산의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문제다. 단기적으론 결혼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중장기적으로도 집 장만과 자녀 양육에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생각에 결혼을 꿈꿀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솔로라도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정유통전문점 롯데하이마트가 전국의 혼인 예정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예상하는 평균 결혼 비용은 1억55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신혼집 마련비가 전체의 73.5%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예단ㆍ예물이 6.0%, 예식이 5.5%를 기록했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성인 8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들이 느끼는 주택 한 채의 평균가격은 2억8000만원으로 평균 13년치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결혼도 부모에게 기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명 ‘수저계급론’에 따르면 흙수저층은 결포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상관 분석도 가능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도움없이 이뤄진 결혼은 10쌍 중 1쌍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 이내 결혼한 25~39세 남녀와 자녀를 결혼시킨 55~69세 부모 총 1200명을 조사한 결과 결혼 준비에 지원을 받지 않은 신랑ㆍ신부는 10.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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