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내역 조회 대출서비스 확산…신용등급산정 관행 깬 ‘대출혁명’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는 기존의 신용 리스크 산정과 대출 관행에도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 속에 집적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내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간) 선진국에 비해 은행 점포가 적고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할 금융 내역도 충분치 않은 개도국에서 스마트폰 기록으로 신용을 평가해 대출해 주는 새로운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령, 밤에 자주 통화하고, 단문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장문의 메시지를 받는 사람의 신용등급을 높게 평가하는 식이다. 반대로 스마트폰 배터리를 자주 교체하고, 빈번하게 이동한 이력이 있다면 낮은 신용등급이다.
스마트폰 속에 켜켜히 쌓인 문자 내역, GPS(위치정보) 이력, SNS(소셜네트워크) 포스트 내역, 영수증 등의 정보를 통해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혁명’인 셈이다.
실제, 케냐에서는 브랜치닷코(Branch.co)라는 회사가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를 평가해 신용도가 괜찮은 것으로 나오면 평균 30달러의 소액을 대출해준다. 대출을 신청한 고객은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덜 수 있다. 게다가 이자도 연 6~12%로 케냐의 일반적인 소액대출 이자율 25%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인벤처(Inventure)와 사이다(Saida), 렌도(Lenddo) 등도 브랜치닷코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개인의 스마트폰에 접속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한 뒤 대출 신청이 오면 앱을 통해 개인의 스마트폰 사용 내역을 조회해 대출을 해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같은 새로운 스마트폰 대출은 은행에 가기가 쉽지 않고 신용도를 평가할 적절한 방법이 없는 현실에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용등급 산정과 대출관행은 스마트폰에 집적된 정보만을 토대로 산정되기 때문에 대출이자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폰의 대출혁명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최근엔 실리콘밸리의 대형 회사들까지 앱 기반의 대출창업기업(스타트업)에 자금을 대고 있다.
소액대출 선두주자인 매트 플래너리가 만든 브랜치닷코는 팔란티르 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인 조 론스데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인벤처는 벤처 투자자인 크리스 사카와 재커리 보그가 돈줄이다.
한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