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협상창구 사실상 붕괴 쟁점법안 올스톱 위기 직면
협상할 파트너가 없다. 각종 쟁점법안 처리를 최우선 과제로 내건 여당에 갑자기 불어닥친 난관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칩거에 들어갔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야당 회의 불참을,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사퇴를 선언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탈당까지 겹쳐 야당 지도부는 붕괴 위기에 놓였다.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는 여당이다. 협상 창구가 와해되면서 쟁점법안도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4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등 민생법안 처리가 당장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는 오는 15일 본회의 개최에 잠정 합의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을 포함, 민생법안 처리까지 목표로 삼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구 획정만 처리하자고 주장해왔다. 그렇지 않아도 야당이 쟁점 법안 처리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안 전 대표 탈당으로 상황은 더 꼬이게 됐다.
안 전 대표 탈당으로 여당은 민생법안 처리를 누구와 논의해야할지부터 혼란스럽게 됐다. 김 정책위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는 인원이 몇 명인지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최대 30명이 탈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명 이상의 의원이 모이면 교섭단체가 구성된다. 이렇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외에 협상해야 할 정당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다. 여당 내에는 “법안 처리를 위해 이젠 안철수 측과도 논의해야한다”는 농담 섞인 말이 오가고 있다. 이래저래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속내다.
노동개혁도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초ㆍ재선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 참석해 “야당의 원내 사령탑이 지금 작동 안하고 있다. 개별 야당 의원이 잘할 수 밖에 없다”며 “(노동개혁법) 심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지도부 간 협상이 안된다면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여당 단독으로라도 법안 심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이 붕괴 위기에 있더라도 여당만이라도 계속 심의에 돌입해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연다. 야권 정치지형이 급변한 데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야권이 분열하게 되면 총선에선 유리할 수 있지만, 경제활성화법안이나 노동개혁 법안 등 시급한 법안 처리에는 적신호다. 분열된 야권이 총선 직전 연대를 꾀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의 ‘손익계산’이 한창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분열한다고 해서 이해득실을 따지기 전에 당장 민생법안 처리가 안되면 여당에도 작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뭔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적진분열은 원래 여야 경쟁의 정치학상 호재인데, 이번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게 연말 정국의 모양새”라고 고민을 내보였다. 김상수 기자/dlc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