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모두가 짐작했지만, 알면서도 그 무대를 기다렸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 출연, 10주간 가왕 자리를 지킨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는 이번에도 네티즌의 추리대로 가수 거미가 그 주인공이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선 코스모스의 복면을 벗길 준결승 진출자들의 무대가 진행됐다. 거미는 17대 가왕 결정전에서 조덕배의 ‘꿈에’를 선곡했다. 패널과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가왕의 면모를 발휘한 거미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가왕 자리는 여전사 캣츠걸에게 내줬다.
지난 9월 20일 첫 등장할 당시부터 코스모스의 출연을 두고 시청자들의 열띤 추리는 시작됐다. 김현철의 ‘그대니까요’를 시작으로 무대를 꾸민 이후 시청자들은 코스모스는 단연코 거미라고 확신했다. 거미는 당시 ‘그대니까요’에 이어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 이의 꿈‘,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무대를 통해 13대 가왕에 등극했다.특히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부를 당시엔 김구라를 비롯한 패널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제2의 클레오파트라(김연우)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이후 장기집권이 계속 됐다. 이승철의 ‘소녀시대’,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박정현의 ‘몽중인’을 통해 거미는 가왕의 자리를 사수했고, 방송 이후면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높은 인기를 이어갔다.
거미의 ‘복면가왕’ 무대에선 진기록도 나왔다. 앞서 7번의 대결에서 모두 60표 이상을 가져가며 가왕 자리 사수보다 득표율에 판정단을 더 놀라게 했다.
거미는 이날 “‘코스모스’로 10주 동안 함께하면서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오르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또 다른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며 “매 무대를 함께 즐겨주신 현장의 관객분들과 방송을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더 좋은 무대로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는 소감을 전했다.
방송에선 남자친구 조정석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후련한듯 복면을 벗은 거미는 “남자친구가 응원해줬냐”는 질문에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 클래스가 다르다고 해줬다”며 눈물을 흘렸다.
13, 14, 15, 16대 가왕으로 오른 거미는 4, 5, 6, 7 대 가왕으로 10주간 정상을 지켰던 ’보컬신‘ 김연우와 타이기록을 세웠다.
‘복면가왕’은 지난 4월 5일 ‘일밤’의 한 코너로 정규편성된 이후, 아이돌 가수들을 재발견하고, 잊혀졌던 왕년의 스타들을 소환했으며, 가수 못지 않은 노래실력을 지닌 연예인들을 무대에 세웠다. 모두가 재발견됐고, 자신의 실력을 확인받는 이 무대였다. 얼굴을 가린 채 노래를 부르는 순간 누구나 실력으로만 평가받았다.
그러면서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불변의 진리가 나왔다. 약 7개월 간의 방송에서 이른바 ‘장기집권’을 이뤄낸 가수는 이미 가창력으로 인정받은 김연우와 거미뿐이었다. 두 사람이 가왕으로 군림한 시간만 무려 20주, 약 5개월이다.
이들은 취향의 차이를 떠나 누가 듣더라도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실력파였다. 소위 말해 음정 박자 감정을 비롯해 보컬을 만드는 모든 요소에 조금의 어긋남이 없어야 이 프로그램의 강자로 오랜 시간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두 사람을 통해 입증됐다.
장기간 ‘복면가왕’을 지켰던 두 가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JTBC ‘히든싱어’로 발길을 돌렸다. ‘히든싱어’의 부제는 ‘가수가 진짜 가수가 되는 곳’이다. 지난 21일 김연우와 모창능력자들과 대결 무대를 꾸몄고, 가수 거미는 오는 12월 출연 예정이다. ‘히든싱어’ 조승욱 PD는 “가히 ‘보컬의 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가수들이다.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만한 모창 능력자를 찾을 수 없어서 계속 미루고 미뤘던 숙제 같은 가수들”이었다고 이들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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