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최근 대학생 및 대학원생의 육아휴학제도 도입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해당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캠퍼스의 ‘부모학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반영해 많은 학교가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 수혜자인 대학원생들이 지도교수의 허락을 받지 못해 활용이 높지 못하는 지적도 이어진다.

육아휴학제도가 활발하게 이용되는 학교 중 하나는 서울대다.

4일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올 2학기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중 육아휴학을 신청한 학생은 60명이다. 이 중 18명은 남학생이다. 지난 2013년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신청자는 2명에 불과했다.

육아휴학 제도는 만 8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 2~4학기 휴학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육아휴학은 군휴학처럼 일반휴학 학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상당수의 대학원생이 지도교수의 눈치를 보거나 학과의 분위기에 편승해 휴학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 학부생에게도 적용되지만, 실제로 이 제도의 수혜자는 대학원생이다.

서울대도 신청자 중 학부생은 1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대학원생이다. 하지만 제도가 있다고 해서 대학원생이 마음놓고 육아휴학을 신청할 수 없다. 학과 사정에 따라 지도교수가 육아휴학은커녕 일반휴학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서울 한 사립대의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윤모(32ㆍ여) 씨는 “임신 계획이 있는데 교수님께서 다음 학기에도 조교를 계속해 주기를 바라고 있어서 곤란한 상황”이라며 “육아와 공부는 병행할 수 있지만, 교수님의 스케줄에 따라 변동이 잦은 조교 일을 육아와 같이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남학생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지난해 첫 아이를 출산한 A(33) 씨는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나는 학생이기 때문에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데 교수님이 자주 불러서 할 수 없이 어머니께 아이를 맡겼다”며 “육아휴학 제도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신청할 용기는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사립대의 경우 관련제도를 도입한 사례가 많지 않아 학생부모가 더욱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사학위 후 서울 모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모(34ㆍ여) 씨는 “해외 대학의 경우 출산ㆍ육아 휴학을 허용할 뿐 아니라, 이를 위한 금전적 비용도 지원해 학생이 학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게 한다”며 “대학원 연구생 역시 직장인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만큼 ‘워킹맘’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