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상윤ㆍ배두헌 기자]올 수능은 ‘작년 기조를 유지하면서 올 6ㆍ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던 당국의 예상을 뒤엎고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악의 물수능이었던 작년 수능과, 이보다 더 쉽게 출제된 올 6ㆍ9월 모의평가 수준을 예상했던 일부 중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올 수능의 경우 국어 지문에 물리 개념을 이해 해야 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신유형의 문제가 출제된 것과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거나 변형된 지문이 다소 출제돼 주로 중위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영어와 수학B의 1등급 예상 컷은 작년에 비해 4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수능의 역습에 충격에 빠진 입시현장에선 학생들의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등 2016학년도 대입전선이 초반부터 대혼돈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어려워진 수능에 실망한 일부 수험생들은 당혹감속에 "진짜 뒤통수를 맞은듯", "이래서 평가원을 못믿다는 거구나"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3일 일선학교와 입시학원 등에 따르면 12일 치러진 수능 국어ㆍ수학영역의 경우 대체로 지난해 수능과 올해 6ㆍ9월 두 차례의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영역은 역대 최고로 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이보다는 조금 어렵고, 모의평가보다도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선 교사들은 대체로 올해 수능이 출제본부에서 밝힌 대로 ‘쉬운 수능’의 기조는 이어가되 변별력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국어에 물리 개념 지문=대교협 취재지원단은 국어A형에 대해 “지난해 난이도와 비슷하지만 지난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다”며 “라디오 대담과 포스터 만들기를 활용한 2번 문항 등 신유형, 고난도 문항이 여럿 출제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던 국어B형에 대해 “지난해보다는 약간 쉬웠지만 6월,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도 국어A형은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고, B형은 지난해 수능이 너무 어려웠던 탓에 상대적으로는 쉬웠지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여전히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도 국어 문제가 어려워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수험생들은 특히 물리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과학 관련 지문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들은 국어B형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투스청솔은 가채점 결과 국어B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지난해 91점보다 상승한92점으로, 종로학원하늘교육은 96점으로 예상했다. 진학사는 94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어A형의 예상 1등급 커트라인은 95∼96점으로 지난해 97점보다 낮았다.
▶수학, 작년보다 1등급 예상컷 3~4점 하락 전망=수학도 지난해보다 변별력이 확보됐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대교협 취재지원단은 “수학 A/B형 모두 작년 수능에서는 문제를 모두 푼 뒤 검산을 할 시간이 있을 정도로 쉬웠는데 올해는 시간 확보에서 수험생들이 약간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만점자 비율도 A/B형 모두 지난해보다 줄어들것으로 전망했다.
대교협취재지원단 한 교사는 “수학B형의 경우 작년엔 100점을 맞아야 1등급이 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는 점수가 내려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부 학생들은 수학A가 국어보다도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도 “수학A형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인문계열 상위권은 수학A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이 예상하는 수학 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수학 A가 93점(종로학원하늘교육), 96점(이투스청솔)으로 지난해 96점보다 비슷하거나 낮았다. 수학B 1등급 커트라인은 96점(종로학원하늘교육), 92점(이투스청솔)으로 역시 지난해 100점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영어, EBS 변형지문에 일부학생들 ‘쇼크’…1등급 컷 4점이상 하락=영어영역은 매우 쉽게 출제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보다는 약간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만점자 비율이 3.37%로 높았던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돼 등급컷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고난도 문제가 일부 출제된데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도 어려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다소 올라간 것으로보인다.
영어 영역은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협취재지원단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았겠지만, 중위권 학생에게는 다소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학사의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는 영어 1등급이 100점이었을 정도로 쉬웠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90점대 초반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영어 1등급 커트라인을 92(이투스청솔)∼94점(종로학원 하늘교육)대로, 지난해 98점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4교시 사회탐구영역은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고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하며, 과학탐구영역은 지난해 및 9월 모의평가와 대체로 비슷하게 출제됐다.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어려웠지만 ‘쉬운 수능’의 기조는 유지했기 때문에 올해 역시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당락을 가르는 과목은 총점 속에서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자연계는 과탐의 비중이 큰 만큼 과탐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암고 윤기영 교사 역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표준점수가 아닌 백분위 점수로 점수가 결정되는 만큼 내가 본 과목이 상대적으로 쉬워 점수가 낮게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과탐이 올해 상당히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시험에는 재학생 48만2054명과 졸업생 14만9133명 등 총 63만1187명이 응시했다.
수능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3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성적은 다음달 2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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