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경기 내내 SK텔레콤 T1(이하 SKT)에 밀리던 ESC 에버(이하 에버)가 근성 넘치는 플레이 끝에 결국 한 타이밍을 잡아 역전에 성공하며 SKT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에버는 4강을 넘어 결승전에 진출, CJ엔투스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경기는 초반부터 SKT의 흐름으로 흘러간다. 분노에 찬 벵기는 적 진영에 난입 초반 버프를 따오면서 진영을 반반으로 갈라버린다. 이후 벵기가 미드라인을 파고드는 가운데 에버의 정글러 아레스도 함께 미드라인에 합류, 2:2 싸움이 시작된다. 이 싸움에서 두 팀은 팽팽하게 싸우지만 결국 렉사이의 킬을 따오며 더블 버프를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뒤이어 벵기는 탑라인을 공략하며 룰루의 점멸을 빼는 등 에버를 몰아 붙인다.
SKT는 탑과 봇라인에서 이득을 바탕으로 초반 주도권을 획득하기 위해 라인을 몰아 붙인다. 아예 딜교환이 안될 정도로 밀어 붙이는 라인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버는 위기속에서도 꾸준히 CS를 챙기면서 첫 경기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해 낸다.
특히 12분 30초시점 미드라인에서 에버는 렉사이의 습격을 바탕으로 미드라인을 습격, 순식간에 킬을 따낸다. 이어진 장면에서 마린의 럼블이 합류, 순식간에 킬을 따내면서 치고 받는 격전이 이어진다.
SKT봇라이너들이 타워를 끼고 들어가는 사이, 바드의 함정에 빠진 봇 듀오가 킬을 헌납한다. 이 타이밍에 벵기는 다시 탑라인을 공략해 룰루를 잡고, 에버는 또 한번 봇에서 킬을 따내는 등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이어나간다.
15분 기준 양팀간의 글로벌 골드는 200차이. 이번에도 오히려 에버가 글로벌 골드를 앞서 나간다.불과 수초 만에 SKT는 페이커가 상대 정글로 진입해 라이너들의 위치를 파악하자마자 드래곤을 버스트하며 다시 글로벌 골드를 역전한다.
양팀간의 클래스는 남달랐다. 17분경 드래곤 앞에서 바드의 이니시를 통해 바텀 라이너를 겨냥한 에버는 갱플랭크의 궁극기와 함께 순간 점사로 상대를 잡아내고자 한다. 칼리스타의 궁극기로 탐켄치를 살린 뒤 뒤이어 난입한 리산드라가 이니시를 걸고, 다시 룰루의 궁극기로 살아남는 모습을 선보이며 두 팀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다시 라인으로 복귀한다.
20분경 탑라인에서 바드의 플레이가 빛난다. 유리한 진영을 잡기 위해 마린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을 파악한 키는 순식간에 궁극기를 명중시키며 럼블을 점사해 버린다.
럼블의 궁극기가 빠진 점을 확인한 에버는 미드 라인을 압박하며 타워를 깨고자 한다. 그 타이밍에 벵기의 그라가스가 환상적인 궁극기를 명중시키며 바드를 끌어왔고, 이어진 교전에서 SKT는 3킬을 획득한다.
이 이득을 바탕으로 SKT가 바론을 버스트하면서 버프 획득에는 성공하지만 이를 확인한 에버가 다시 뒤를 잡으며 킬을 따내 또 한번 차이를 메꾼다.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스노우 볼을 굴리기로 유명한 SKT를 상대로 에버는 분명히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거기까지 였다. 더 이상 바드의 이니시에이팅에 흔들리지 않는 그들은 리산드라의 존야가 확보되자마자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건 뒤 럼블의 궁극기가 쏟아지며 킬을 쓸어 담는다.
25분 시점에 와서야 양팀 글로벌 골드는 5천 까지 차이나면서 서서히 SKT의 손으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결국 SKT는 페이커라는 걸출한 이니시에이터가 과감히 진입 후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킬을 쓸어 담는다. 사실상 폭발적으로 성장한 페이커가 진입한 뒤 마린의 궁극기가 뒤따르는 상황을 막을 방법이 없었던 에버는 본진을 나설 수 없었다.
지속적인 수비로 트리스타나가 성장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에버는 바론을 버스트하기 위해 움직이는 SKT의 뒤를 잡아 킬을 따내며 서서히 시간을 번다. 억제기가 다시 생성된 이후에도 저력을 발휘하는 에버는 룰루 트리스타나의 견제에 접근하는 상대방에 화약통을 터트리는 방법으로 꾸준히 버티면서 경기를 이어나간다.
에버는 경기가 기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신들의 조합을 활용한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근성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억제기 2개가 날아가고 쌍둥이 타워 하나가 깨진 상황에서도결코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SKT는 에버의 마지막 숨통을 끊기 위해 봇라인 억제기를 밀고자 접근한다. 그 순간 트리스타나의 크리티컬이 터지고, 바드의 궁극기와 렉사이의 궁극기가 시너지를내면서 .페이커의 리산드라와 뱅의 칼리스타를 끊어 낸다. 남은 시간은 50초 여세를 몰아 미드라인으로 달린 선수들은 집념어린 플레이 끝에 쌍둥이 타워를 밀고 기가 막힌 역전승을 이뤄낸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밴픽
에버 ( 밴 나르 / 리븐 / 앨리스) 탑: 룰루 정글: 렉사이 미드: 갱플랭크 원딜: 트리스타나 서포터: 바드
SKT ( 밴 라이즈 / 킨드레드 / 카사딘 ) 탑: 럼블 정글: 그라가스 미드 : 리산드라 AD: 칼리스타 서포터: 탐켄치
밴픽단계에서 SKT는 마지막 카드로 카사딘을 밴했다. 사실상 바드와 같은 픽이나 갱플랭크, 리산드라와 같은 챔피언을 밴하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일 수 있었지만 마지막 선택은 카사딘이었다. 해설진들은 르블랑의 등장을 예측했지만 에버는 갱플랭크를 픽했다. 이에 맞선 페이커는 리산드라를 가져가게 된다.부산=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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