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0여명 잇단 병원行…업무과장ㆍ비난여론 시달려

[헤럴드경제=서지혜ㆍ강승연 기자]‘11ㆍ14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조계사 도피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달 5일로 예고된 제2차 집회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선 경찰들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이번 사태를 불법 폭력시위로 인한 세금 및 공권력ㆍ행정력 낭비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시 31개 경찰서는 수배 중인 한 위원장이 몸을 숨기고 있는 조계사 주변에서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다.

당초 2개 경찰서에서 20명씩 투입해 총 40명이 배치됐으나, 최근엔 3개서 60명으로 증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서울 전역 경찰서의 인력 차출은 2차 민중총궐기 집회 다음날인 내달 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때문에 일선서에서는 경비과뿐만 아니라 형사과ㆍ수사과 인력들이 차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수사 업무에 경비 업무까지 차질 없이 수행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라는 소리가 나온다.

재산 범죄와 관련된 고소ㆍ고발 사건을 주로 다루는 지능팀이나 경제팀의 경우 잦은 인력 차출로 내근 인력에 일이 몰려 피로도가 특히 높다고 한다.

일선 경찰들 사이에선 과도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비상’이 발령된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에겐 시간 외 수당으로 시간당 약 8000원이 지급되고, 휴무 중 대기령이 떨어져 비상 근무를 선 이들에겐 일당으로 4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지역의 한 경감은 “경찰관이 비상 상황에 근무를 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명색이 국가공무원인데 너무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불만이 많다”면서 “불법 폭력시위로 국민 혈세까지 낭비되는 셈이 아니냐”고 말했다.

여기에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한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지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것도 경찰관들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일선서 관계자는 “의경들을 교육할 때 시위 참가자를 먼저 공격하지 말고 방어를 우선하라고 한다”면서 “백씨의 일은 안타깝지만 경찰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 민중총궐기 당일 서울 경찰병원 응급실에 의경 28명이 후송됐다.

그 다음날 이송된 의경까지 합치면 50여명이 응급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병원 관계자는 “아직 입원 치료 중인 의경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 ‘윗선’에서도 잦은 인력 차출 등에 대한 현장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3일 민중총궐기 대책회의에서 간부들에게 “불만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잘 다독여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5일 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경찰총수도 내부 사기진작에 나섰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시위 당시 다친 경찰관과 의경 113명 전원에게 A4용지 2장 분량의 위로편지를 보내 노고를 치하하고 불법 시위 엄단 의지를 다졌다.

강 청장은 서한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 고귀한 희생은 우리나라의 법 질서를 지키는 초석으로 남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불법 시위자에 대한 엄벌 방침도 거듭 천명했다. 강 청장은 “경찰청장으로서 불법시위 주도자와 폭력 행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법적 책임을 묻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한다”며 “앞으로도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용납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경찰의 법 집행 원칙 또한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때 다리를 다쳐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한 경찰은 “현장에서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여론 때문에 마음이 심란했다”며 “청장님의 위로 편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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