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22일 새벽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악연’으로 점철된 정치 인연으로 얽혀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선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로 지칭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 동안 YS는 야당 인사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유신 정권에 칼날을 세웠다.
김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1993년~1998년 2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야인으로 18년 동안의 긴 칩거 생활을 이어가던 때여서 두 사람은 특별히 만날 기회가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당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에 대해 “사자가 아니다. 아주 칠푼이야”, “박근혜는 별 것 아닐 것”이라는 등의 폭탄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또 1979년 10ㆍ26 사태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언급하면서 “박정희가 나를 국회의원에서 제명 안 했으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석에서 “18년 독재자의 딸이 또 대통령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역사의 흐름에 아주 맞지 않는다”는 원색적인 말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구원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반감에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진두지휘한 총선에서 차남 현철씨가 공천을 받지 못한 앙금이 짙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YS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박근혜 후보 대신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시절이던 2012년 8월 두 사람은 YS의 상도동 자택에서 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앞으로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 하길 바란다”며 과거의 ‘독설’ 대신 ‘덕담’을 건넸다. 박 후보는 “감사합니다”라며 짤막하게 사의를 표했으나 분위기는 딱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했던 차남 현철씨는 현 정부 들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박 대통령이 가장 호감을 갖는 전직 대통령은 YS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투쟁을 벌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DJ는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공약했고, 취임 초 추진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 DJ를 찾아가 “아버지 시절 여러 가지로 피해를 입고 고생한 데 대해 딸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즉시 보고 받고 애도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3일 오전 귀국하는 대로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을 찾아 직접 조의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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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0시 20분께 서거했다. 향년 88세. 사진은 2012년 8월 22일 오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찾아가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안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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