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ㆍ박수진ㆍ양영경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가 예고된 다음주는 여야 모두에게 ‘운명의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기간은 오는 2일까지로, 정부는 의견 수렴 뒤 5일 확정고시한다. 여권은 국정화 ‘정면돌파’를 천명했고 야당은 국정화 저지에 당운을 걸다시피 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 간에는 포연만 자욱할 뿐 절충점이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30일 사회적 논의기구를 설치해 검인정 체제와 국정화 문제를 논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역사교과서 문제를 사회적 논의기구에 맡기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전념하자는 우리 당의 제안을 수용할 것을 정부ㆍ여당에 촉구한다”며 “역사에 관한 일은 역사학자가 판단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역사에 관한 것은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또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가 ‘북한 지령’이라는 새누리당의 막말을 규탄한다”며 “새누리당은 북한이 하고 있는 국정화를 따라 하려는 스스로의 부끄러운 모습을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대남 매체를 통해 국정화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북한이 우리의 교과서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10ㆍ28 재보선 완패 직후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미루고 야권 연대를 하려는 전략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교과서 문제를 장기화ㆍ정쟁화시켜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고 맞받았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재보선에서 국민 경고를 무시하고 장외 투쟁을 이어간다면 남아 있는 애정과 기대마저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라며 “(국정교과서는) 국사편찬위와 전문가에 맡기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협조해주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처럼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발목 잡힌 예산 국회 일정도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예산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 질의는 국정교과서 예산과 예비비 편성 문제로파행을 겪었다. 예결위는 2∼3일 경제부처, 4∼5일 비경제부처에 대한 부별 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국정화 확정 고시가 예정된 만큼 여야 간 공방에 예산 심사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교육부 예비비 44억 지출에 제1야당이 목을 걸고 싸우는 모습은 2016년 예산 386조를 사실상 내팽개쳐도 된다는 심사”라며 “내년도 나라살림에 대한 국민 여망인 올바른 심사가 이뤄지길 바라는 공무원 노력도 헌신짝처럼 취급받는 새정치연합의 행태는 개선돼야 하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가 역사교과서 예비비 자료 제출에 대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역사교과서 예비비 자료가 공개됐을 때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일도 아니지 않나. 떳떳하면 제출하지 못할 이유 뭐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가 아무런 해명도 없이 또 자료 제출도 않는다는 건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국민적 관심사 해결을 위해서라도 명명백백하게 자료를 내고 검증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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