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정상근무”대놓고 으름장…수습기간 노동착취 심각
#.최근 발표된 세무사시험에서 오랜 수험 기간 끝에 합격의 기쁨을 누린 A(30)씨. 수습세무사로 첫 발을 딛게 된 A씨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세무법인들의 채용 공고를 읽던 중 노동 착취가 만연한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강남에 위치한 한 세무법인은 채용 공고에서 “우리 법인은 ‘야근’, ‘주말출근’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으로 우리 법인에 입사하는 수습세무사들은 수습기간 동안 토요일에 정상출근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전문직의 수습 및 인턴 기간에 과도한 노동 착취를 겪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몇 달 혹은 몇 년만 버티면 고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인데 뭘 그러느냐”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그들은 상당수가 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업계에 따르면 A씨와 같은 수습세무사들은 세무법인에서 6개월간 수습 근무시 평균 80~100만원선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기준 최저임금 시급(5580원)을 주5일 하루 8시간(주40시간) 근무 월급으로 환산한 116만원(주휴수당 포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물론 이들은 수습 기간이라는 이유로 주당 40시간을 훌쩍 넘는 노동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인턴 변호사도 대표적 노동 착취 사례 중 하나다. 사법시험이 아닌 로스쿨 출신은 인턴 경험이 있어야만 대형 로펌에 입사할 수 있는데, 작은 법무법인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 무보수 혹은 100만 원 미만을 받고 일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의과대학 인턴 역시 살인적인 노동 시간에 비해 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직종이다. 전문의가 되기위해 모든 의사들은 ‘수련의’로 불리는 인턴 과정을 거치는데, 이들에게 주당 100~140시간 가량 일을 시키면서 휴일이나 시간외 수당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병원들이 적지 않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 인턴이나 수습 과정에서 교육훈련과 근로제공의 구분이 불분명한 케이스와 직종이 많다”면서도 “얼마 후면 안정된 고소득을 보장하는 일자리라고 하더라도, 수습이나 인턴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 최저임금 미만의 노동 착취로부터는 보호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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