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헌군주제·노예제 폐지 등 주장아들 알 왈리드는 320억달러 기부
최근 사우디에서 벌어지고 있는 왕좌의 게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이는 탈랄<사진> 왕자다.
제2대 사우드 국왕과 가까운 사이였던 탈랄 왕자는 ‘자유 왕자단(Free Princes Movement)’을 조직해 입헌군주제와 노예제폐지, 교육제도 개혁과 헌법 제헌 등 광범위한 개혁을 주장했다. 여성개혁도 주장했다. 이 같은 개혁 초안을 1960년에 제출했지만 아무리 그를 아끼는 사우드 국왕이라도 스스로의 권력을 내려놓는 개혁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탈랄왕자는 ‘아랍해방전선’을 조직해 보다 민주적인 개혁을 요구했고, 자신의 친동생 나와프, 파와즈, 바드르 왕자와 이복동생 압둘 무신 왕자의 지지를 얻는다. 이 때문에 한동안 사우디 왕실은 ‘개혁파’와 ‘보수파’로 나뉘어 갈등했다.
하지만 1964년 유력한 셰이크 가문의 파이잘 국왕이 사우드 국왕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즉위하면서 개혁파는 급격히 힘을 잃는다. 탈랄 왕자는 ‘자유왕자단’을 해체하고 레바논으로 추방당했다. 그나마 모친 무나이리가 탈랄의 여동생 마다위를 이끌고 파이잘 국왕에게 선처를 호소한 덕분에 탈랄은 사우디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사우디 왕가 직위를 모두 잃었고, 전재산도 왕가에 환원했다.
하지만 탈랄 왕자는 여전히 사우디 왕실에서는 개혁의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탈랄 왕자는 아들 때문에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자신의 전재산 32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알 왈리드<사진> 왕자가 바로 탈랄의 아들이다.
알 왈리드 왕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통신부 장관에 있을 당시 빌린 돈 3만 달러로 투자회사 킹덤홀딩스를 세워 씨티그룹, 애플 등 다국적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큰손’으로 거듭났다.
사우디 왕실에서는 알 왈리드 왕자가 지나치게 친미(親美)적일 뿐만이 아니라 자유왕자단을 이끌었던 탈랄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알 왈리드는 탈랄의 영향으로 계승권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그가 320억 달러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면서 탈랄과 알 왈리드를 지지하는 세력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