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의 합류로 화제를 모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주요 출연진과 기획 의도 등이 윤곽을 드러냈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첩보작전(X-RAY 작전)의 숨은 영웅들을 조명한다는 점은 기대를 품게 했으나, 기존 전쟁영화의 전철을 답습하거나 엉뚱한 이념 논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엿보였다.
30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ㆍ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영화 관계자들의 축사로 시작해, ‘인천상륙작전’의 프로모션 영상과 리암 니슨의 인사 영상 상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이재한 감독과 정태원 프로듀서, 주연 배우 이정재, 이범수, 정준호, 김병옥, 진세연이 자리한 가운데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김인권, 추성훈도 영화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태원 프로듀서는 “드라마 ‘아이리스’ 끝낸 2009년 쯤 영화를 기획했다. 2012년부터 자료를 찾고 공부하기 시작했고, 시나리오를 쓰는 데 4년이 걸렸다. 5~6명의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이재한 감독의 손에 넘어갔다”며 “특히 인천상륙작전은 당시를 겪은 분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에 고증 문제 등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인천상륙작전’에 기대감을 품게 한 것은 배우 이범수와 이재한 감독의 발언 중 일부였다.
이범수는 “저도 그렇고 다들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선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연합군에 의해 6.25 전쟁의 판도를 바꾼 작전으로만 알고 있었지, 첩보부대의 활약이나 인천 시민들의 희생과 노력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숨은 영웅들의 활약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제대로 설명한 대목이었다. 이재한 감독은 “인간이 극단적 상황에 몰렸을 때 보여질 수 있는 것들이 전쟁영화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들추고 싶지 않은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은 ‘편 가르기’ 의도가 아닌 전쟁의 비극성을 통감하는 것이기에, 이 감독의 발언 역시 전쟁영화가 이 시대에 갖는 가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날 소개된 기획 의도 만으론 예상 가능한 우려 지점을 떨쳐내긴 어려웠다.
성공 확률 5000대 1의 첩보전에 목숨 바친 이들을 기리겠다는 의지와는 별개로, 단순히 ‘한국전쟁’이 배경이라는 점 만으로도 이념 갈등이 불거질 여지는 충분하다. 포털 사이트의 네티즌 평점란엔 벌써부터 ‘빨갱이’, ‘좌좀’ 혹은 ‘국뽕’ 등 자극적인 단어들과 함께 극과극 평점이 매겨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맥아더 장군의 공과에 대한 논쟁도 벌어졌다. 지난 해 ‘국제시장’, 올해 ‘연평해전’의 경우에도, 영화의 텍스트를 벗어난 이념 논쟁에 불이 붙으면서 지켜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했다.
이날 행사 중간중간 오간 말들 가운데서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체성’, ‘조국에 대한 사랑’ 등 애국심 코드가 깃든 몇몇 발언은 영화의 지향점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자칫 색안경을 끼고 영화를 보는 빌미가 될 지도 모르는 까닭이다.
한편,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군번 없는 특수부대원들의 치열한 전투와 희생을 그린 전쟁 블록버스터로, 제작비만 150억 원 이상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2016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