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16년 미국 대선전에 거액을 기부한 ‘큰 손’들은 주로 고령의 백인 남성으로 금융, 에너지 분야에서 자수성가한 부호이며 공화당 지지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국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 등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6월까지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25만달러(한화 약 2억9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158개 가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특징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158개 가구는 지난 6월30일까지 모두 1억7600만달러(2044억원)를 후원했다.

기부액이 10만∼25만달러인 또 다른 200개 가구가 낸 기부금까지 합친 액수는 전체 대선 자금의 절반을 넘는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처럼 거액을 선뜻 내놓은 부호 158개 가구 가운데 자수성가형(119개)이 대대로 내려오는 부자 가문의 상속자(37개) 보다 훨씬 많았다.

업종별로는 헤지펀드나 벤처 캐피털 회사 등을 운영하는 등 금융 분야에서 성공한 경우가 64개 가구로 가장 많았고 석유나 셰일가스 등 에너지(17개), 부동산(15개) 분야 등이 뒤를 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나 제프리 카젠버그 등 할리우드 거물을 포함한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부자는 12개 가구였고 건강(12개), 기술(10개) 등 분야에서 성공한 부호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압도적인 비율로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분석 대상 158개 가구 가운데 138개 가구가 소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감면 등 규제 철폐와 복지지출 축소를 공약으로 내세운 공화당 소속 후보를 지원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가구는 20개에 그쳤다.

거액 기부자 158개 가구는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휴스턴, 마이애미 등 9개 도시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의 빌에어나 브렌트우드, 마이애미의 인디언 크릭 등 부촌에 상당수가 모여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158개 가구 중 50개 이상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에 포함돼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기부한 가구는 텍사스에서 셰일가스로 부를 쌓은 윌크스 가문으로 1500만 달러를 내놓았다.

헤지펀드로 부를 일군 로버트 머서 부녀가 1130만 달러를, 사모펀드회사 창업자이자 연방 하원의원 랜디 노거바우어(텍사스, 공화당)의 아들인 토비 노거바우어가 1000만달러를 각각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