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무료 수수료 경쟁으로 치열하다. 최장 5년간 수수료를 무료로 하겠다는 증권사까지 등장했다. 고객들의 증권거래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며 ‘판’이 흔들리자, 고객 확보를 위해 증권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노조측은 ‘과도한 수수료 경쟁’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연말까지 ‘뱅키스 다이렉트’로 계좌를 개설하면 향후 5년간 수수료가 무료다. 뱅키스 다이렉트는 증권사에 방문을 요청하면, 증권사 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다. 5년 수수료 무료는 업계 최장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3년 무료’를 들고 나왔다. 삼성증권은 올해 말까지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에게 3년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NH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tx계좌’를 이용하면 MMF(머니마켓펀드)를 제외한 금융상품의 월말 잔고 합계액이 1000만원 이상이거나 매분기 거래액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다음 달이나 다음 분기의 주식거래 수수료가 면제된다. 현대증권은 현대증권 HTS에서 신규 펀드를 가입할 경우 판매수수료를 반값으로 깎아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KDB대우증권은 고객이 방문 계좌개설을 신청하면 회사가 직접 찾아가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2019년까지 수수료 무료 혜택을 준다. ‘다이렉트플러스’ 서비스다. 대신증권은 휴면고객이 다시 거래를 시작할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신한금융투자도 연말까지 가입고객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수수료 경쟁은 고객 확보 전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식을 매매하는 매체가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이를 계기로 타사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수수료 수준이 0.01~0.015%수준으로까지 떨어지면서, 저렴한 수수료로 고객을 확보한 다음 연계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지 타산을 맞추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최근들어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나 투자은행(IB)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 수수료는 매출 수익원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다. 고객 확보가 최우선이란 것이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과감하게 포기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은 한정돼있는 상황에서 특정 증권사가 수수료를 내릴 경우 타 증권사도 덩달아 내릴 수밖에 없는 현실도 수수료 무한경쟁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객을 뺏으려는 증권사가 있다면 뺏기지 않으려는 증권사도 생겨나는 것이다. 무료수수료 이벤트가 증권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유다.
반면 노조측은 과도한 ‘출혈 경쟁’이라며 비판 성명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사까지 최장 5년 무료 수수료 등 과도한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증권사 간 출혈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무료 수수료 정책은 공정거래법상 부당염매 행위다. 협회가 이러한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 측은 “무료 수수료 정책은 개별 증권사들의 마케팅 전략이자 영업 전략이다. 자율규제위원회에서 이를 일률적으로 강제할 경우 일종의 담합행위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