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법을 고쳐 내년부터 2년간 1인당 최대 납입금액 3000만원까지 양도차익과 환차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허용키로 한 가운데 이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내국인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경우 국내주식에 투자해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지만,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발생한 양도차익과 환차익 등 투자이익에 대해서는 14% 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 2년 동안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가입할 경우 10년 동안 양도차익과 환차익 등을 과세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해외투자를 통한 국민들의 재산증식에 도움을 주고, 원화절상 압력을 둔화시킨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하지만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가 세법개정안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해외펀드 투자위험의 증대 등을 이유로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도입의 유인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그 동안 많은 해외주식투자펀드들이 글로벌 경제불안 등으로 실패로 끝난 사례를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외주식투자펀드에 대한 과세특례제도는 지난 2007년 6월~2009년 12월까지 시행된 적이 있다. 당시 외화 초과공급으로 원화절상 압력이 지속되고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됨에 따라 해외주식투자 장려 및 외환시장의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해외주식펀드 규모는 이 제도의 도입 전 22조7000억원에서 2007년 11월말에는 67조8000억원으로 급증하고, 대미환율도 상승추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손실금액이 16조원에 달하자 기획재정부는 2009년 10월 이 제도를 폐지했다.
올 6월 현재 해외주식형펀드 순자산금액은 18조5000억원으로 이 중 64.5%가 수익률 변동성이 큰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투자돼 있다. 전체 해외주식펀드의 2012~2015년 평균 수익률은 9.5% 수준이다. 중국 주식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펀드금액이 2013년 11월 1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4월 6조8000억원으로 급감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예산정책처는 내년에 부활하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 및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해외펀드의 투자위험이 커져 비과세 제도를 도입할 유인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제도의 취지 중 하나인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으로 인해 아시아 지역의 자본유출이 우려되고 이미 우리나라 원화가치가 절하되고 있는 등 이 제도를 도입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또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및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세계 주식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해외주식형펀드가 위험(risk)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제도로 인해 대체관계에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국내 자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투자는 국내든 해외든 위험을 수반하게 돼 있고, 그 선택은 투자자 개인의 몫이다. 또 그 동안 세금을 꼬박꼬박 내야 했던 해외주식펀드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것은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실질 수익률 상승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럼에도국회 예산정책처의 지적은 해외주식펀드의 잠재적 위험성을 상기하게 하는 것으로 투자자들로서도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책 당국에서도 이러한 위험성과 외환정책상의 한계를 감안해 보다 세심하게 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