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가 어느덧 600만 관객을 모았다. 이는 극장가 비수기, 할리우드 영화 ‘마션’이 극장가 전체 매출액의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올린 쾌거로 눈길을 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사도’(감독 이준익, 제작 ㈜타이거픽쳐스)는 11일 하루 464개 스크린(1303회 상영)에서 7만93명을 불러모아 누적 관객 수 601만3329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사도’는 개봉 26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당초 ‘사도’의 흥행을 점치긴 어려웠다. 우선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이 잘 알려진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소재 면에서 호기심을 일으키는 걸 기대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암살’의 스펙터클이나 스타 시스템, ‘베테랑’의 쾌감 넘치는 액션과 스토리도 ‘사도’에는 없었다. 묵직한 애통함이 지배적인 정서라는 점에서, 통상 한국형 코미디와 같은 오락영화가 승자가 됐던 추석 극장가에서 얼마나 관객을 모을 지 예상하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 묵직한 드라마가 관객들에겐 오히려 차별화된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식상할 수 있는 소재와 (흥행 면에서) 장르적 약점에도, ‘사람’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리라 기대했던 이준익 감독의 정공법이 통한 것이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비정한 아버지 ‘영조’와 미치광이 아들 ‘사도’의 이름을 지우고, 학문과 예법에 엄격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애정을 갈구했던 ‘아들’의 이야기로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배우 송강호, 유아인의 열연도 흥행에 큰 몫을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송강호는 기존 드라마와 영화에서 숱하게 등장했던 ‘영조’라는 캐릭터마저 자신 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했다. 드라마 ‘밀회’에 이어 영화 ‘베테랑’으로 물오른 연기력을 인정받은 유아인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왕관’의 무게를 버거워하는 사도세자를 탁월하게 그려냈다.

한편, ‘사도’는 국내에서의 흥행 뿐 아니라 제88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 영화부문 출품과 제35회 ‘하와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낭보까지 받아들었다. 해외 연예 전문 매체들도 ‘영화의 만듦새와 사회적 시선이 마스터클래스급이다’(할리우드 리포터), ‘뛰어난 솜씨로 만들어진 시대극으로 널리 알려진 역사적 비극을 공감과 분노라는 두 가지 감정을 신중하게 그린 작품’(버라이어티)이라는 등 호평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