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과거 인기 CF에선 ‘사랑은 돌아오는 거’라고 했고, 드라마에선 이미 경고했다. “다 끝난 줄 알지? 뺏기지 않게 조심”하라고. SBS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 그 여자를 자신의 아내라고 믿는 불륜남, 벼랑 끝으로 몰리는 불륜녀, 기억을 잃은 여자를 한결같이 바라보는 남자의 뒤엉킨 사각관계로 안방을 사로잡고 있다.
지진희 김현주 박한별 이규한 주연의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의 경우 시청자들의 반응이 남다르다. 드라마는 시청률과는 무관하게도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내린다. 특히 지난 11회 방송분부턴 반응이 폭발적이다. 안방의 분노 유발자였던 ‘국민 불륜남’ 지진희(최진언 역)와 내연녀 박한별(강설리 역)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기억을 잃고 독고용기로 살아가는 김현주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기 때문이다. 급기야 14회 방송분에서 진언은 독고용기가 자신의 전처인 도해강이라고 확신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한 때는 국민불륜남이었지만 현재의 지진희를 바라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한 시청자는 “진언이(지진희)한테 해강이(김현주)가 복수하는 날만 계속 기다렸는데 어느새 해강이랑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고 있으니 작가가 잘 쓰는 건가, 지진희가 연기를 잘 하는 건가, 내가 정신이 나간 건가”(hsh0****)라는 반응을 내놨다.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대부분의 반응은 현재 이 같은 상황이다. 불륜남은 약 2주 만에 국민 욕받이에서 완전히 기사회생했다.
드라마가 1인2역의 일란성 쌍둥이와 불륜 소재, 재벌가의 후계싸움과 음모 등의 소재를 마구잡이로 가져오며 온갖 이야기를 섞어놓았으면서도 10회 이후 안방 여성 시청자의 설렘 지수를 높인 데엔 남자주인공 지진희의 공이 크다. 명실상부 멜로 전문 배우라고 할 만하다.
지진희는 이 드라마에서 분명 아내에게 모진 말을 내뱉고 매몰차게 돌아선 불륜남이었으나, 4년이 시간이 흘렀다는 설정과 동시에 감정 역시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현재 ‘애인있어요’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다. 물론 그 사랑에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이 문제지만, 그 때문에 시청자는 어찌됐건 그 사랑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지진희의 연기력은 탁월하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 하나로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니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다. 애틋한 눈빛에 애절한 눈물이 더해지니 드라마 초반 여성 시청자의 분노는 눈 녹듯 사라졌다. 그 모습에 가슴 철렁이며 혼란스러워하는 김현주와 만들어내는 그림이 유난히 합이 좋다. 서로 다른 애틋함이 만나 기억은 잃었어도 가슴이 기억한다는 절절한 멜로가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를 통해 완성되고 있다. 소위 막장으로 치부됐던 뻔한 소재의 대반전인 셈이다.
드라마는 사실 시청률이 월등히 높진 않다. 지난 11일 방송분에서 7.1%(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 동시간대를 완전히 평정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22.4%)에 완전히 밀렸으나 시청자의 반응과 화제성만은 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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