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사퇴 400여일 만에 존재감 부각… 당 중앙위 불참-연일 작심발언 등 재기 위한 변신 행보 주목
그가 독해졌다. 정치적 결단의 주요 변곡점에서 뒤로 물러선 탓에 ‘철수 정치’라는 비아냥을 듣던 인물인가 싶다. 야권 대권 잠룡 중 하나로 꼽히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그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 위기 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지난해 7ㆍ31일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번민과 착잡함의 400여일을 보냈을 안 전 대표는 이제 완연하게 ‘변신 모드’를 가동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6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에 불참했다. 문 대표의 재신임과 연계된 혁신안 처리를 다루는 장(場)이었는데, 이를 외면한 것이다. 안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는 혁신위원회의 10차 혁신안이 발표되자 “당의 본질적 문제와 병폐에 대해 손을 대지 못하면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당 대표에서 내려온 뒤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그였기에 특기할 만한 발언이었다.
한 번 터진 입은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안 전 대표는 연일 문 대표를 겨냥해 작심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중앙위에서 진통 끝에 혁신안이 통과되자 그는 자신만의 계획도 내놓았다. ‘낡은 진보’ 청산을 주제로 한 혁신토론회를 전국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 문 대표와 대척점에 서서 ‘안철수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안 전 대표는 머리로만 복잡한 게 아니라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당 안팎의 주요 야권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는 것이다. 박영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등 비주류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하는가 하면, 신당 창당 초읽기에 들어간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만나선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천 의원의 역할이 있다”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와의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등의 평가가 나온다. 여기엔 안 전 대표가 ‘공정성장론’을 들고 나와 문 대표의 ‘소득주도 경제성장론’과 대비되게 만드는 등 정책 대결을 펼치려는 의도도 감안돼 있다. 새정치연합에 염증을 느끼게 하는 ‘친노ㆍ비노’ 대결보단 ‘문(文)ㆍ안(安)’ 전ㆍ현직 대표간 경쟁은 일견 신선하다. 지키려는 문 대표와 그 세력들 속에서 재기하려는 안 전 대표가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장필수 기자/
test1025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