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61) 독일 총리는 여전사다. 강력하다. 10년을 집권하며 독일 부흥을 이끌고 있다. 메르켈과 마키아벨리를 합친 ‘메르키아벨리(Merkiavelli)’라는 별명이 괜히 붙었을까. ‘철의 여인’ 경쟁에서 마가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을 이미 넘어선 분위기다.
이런 그가 잠시 평가절하됐었다. 그리스 사태를 놓고 시간을 끌면서다. ‘메르켈스럽다(Merkeln)’는 오명(?)까지 들었다. ‘결단력 없고, 우유부단하다’는 뜻이다. 강력하고, 뚝심있는 리더십의 아이콘인 메르켈로서는 자존심 상할 일이다.
실제로 메르켈은 점점 더 부드러워지고 있는 것일까. 난민 수용과 관련, 메르켈은 줄기차게 ‘수용’ 입장을 고수했다. 영국 등 주변국에 촉구까지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등 많은 유럽국가들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3살 짜리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사체가 발견된 후에야 부랴부랴 ‘수용’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아랍권 난민들의 유럽 진입 관문인 헝가리는 여전히 강력한 ‘불가’ 입장이다.)
지금 난민들에게 메르켈은 마음씨 좋은 독일 아줌마다.
메르켈은 왜 두 팔 벌려 난민들을 환영하는 것일까. 대외적으로 결코 친절하지 않은 독일이기에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유세 문구에 답이 있다.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It’s the economy, stupid)”
메르켈은 두 마리 토끼를 몰았다. 그리고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기 직전이다. 난민을 받아들임으로써 따뜻하고 사려 깊은 메르켈(독일)로 자리매김했고, 갈 길 바쁜 독일경제의 걸림돌로 떠오른 노동력 부족 문제까지 해결하게 됐다.
독일은 한 때 무기로 세계를 제패하려 했다. 이제 야심을 펼칠 판을 바꿨다. 이번엔 돈으로 세계 정복에 나설 태세다.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독야청청했던 독일이다.
최근 나온 신간 ‘독일의 역습’(원제:The Paradox of German Power)은 ‘무서운 독일’을 경고한다. “이제 관건은 물리적 전쟁이 아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경제력이라는 무기를 더욱 가혹하게 휘두를 것인가이다”. 저자 한스 쿤드나니(영국 버밍엄대 독일연구소 선임연구원, 독일 마셜펀드 수석연구원)는 유럽의 공존을 위한 길은 ‘독일의 힘빼기’라고 단언한다. 부드러움 속에 잔뜩 힘을 주고 있는 메르켈이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
pils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