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취임 후 6번째인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여느 때와 다른 무게감으로 동북아 외교 지형에 격랑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 70주년 행사를 통해 경제뿐 아니라 정치, 군사면에서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G2의 면모를 제대로 과시할 심산이다.
한국과 러시아 정상을 양 옆에 나란히 배치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전승절 열병식 연설은 중국이 명실상부한‘아시아의 맹주’를 선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은 필요 이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를 자극하는 걸 우려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한 중국 인터넷 매체가 공개한 열병식 참가부대 대형과 무기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 퍼레이드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 최신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은 열병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의 스텔스기인 ‘F-22 랩터’에 견줄만한 ‘젠(殲)-20’도 열병식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열병식 규모가 축소된다 하더라도 행사 자체가 갖는 의미가 퇴색되진 않는다.
이런 탓에 중국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는 일본은 노골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비난하며, 동북아에서의 지분 유지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분쟁으로 불편한 중국과 ‘신(新)밀월’로 표현될 정도로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는 한국을 향한 공세도 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우익성향 산케이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을 “사대주의로 암살된 민비(명성황후)가 연상된다”는 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본 아베정권이 이번 열병식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을 보는 불만섞인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일단 “한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보수파 일각에서 박 대통령의 방중을 ‘실수’로 표현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을 계기로 재확인된 ‘한미 동맹’의 공조체제가 훼손돼선 안된다는 게 워싱턴 조야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극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윤병세 외교장관과 만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은 최상의 파트너”라며 치켜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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