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환율전쟁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수출을 동력으로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신흥국 경제에도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 동안 키워왔던 수출의존형 성장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컨설팅업체 이머징어드바이저스그룹(EAG) 등의 최근 자료를 보면 한때 8%가 넘던 신흥국들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3%대에 머물며 선진국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악순환의 덫에 걸렸기 때문이다.
수출이 둔화되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통화가치가 하락한다. 외국인 자금도 이탈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다시 통화가치 하락과 외채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FT가 107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신흥국 통화약세는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않고, 오히려 수입을 줄여 글로벌 무역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개발도상국들의 환율전쟁이 무역에서의 승패를 가르는 예전의 관념과 달리, 무역량을 줄이고 경제성장을 둔화시켜 모두를 패자로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러시아, 콜롬비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칠레 등 신흥국 각국 통화는 달러대비 통화가치가 20~50%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급락했다.
통화약세는 수출가격 경쟁력 강화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지가 못했다.
오히려 달러대비 통화가치가 1% 떨어질때마다 수입은 0.5% 감소했다. 화폐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만 높여, 수입소비를 줄인다.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는 37% 하락했고 연간 수입물량은 연간 13% 감소했다.
결국 수출이 답이 아니라면 수출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출은 환율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해외 투자와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브라질은 그 반대편에서 중국의 원자재 소비와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석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또 신흥국 원자재 수출은 공산품 등 제조업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 수출로 얻는 것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역(CEA)이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글로벌개발위원회 일원인 모하마드 엘 에리언은 ▷성장촉진책 강화 ▷재정균형 관리 ▷내수진작 ▷글로벌 금융구조 강화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FT는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 멕시코, 대만 등 일부 신흥국들은 긴급 구조개혁, 민간분야 경제성장 주도 등을 선택지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과 인도 등 새로운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국가들은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과 같은 다국적 금융기관 설립으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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