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고용은 줄였지만 배당성향은 크게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준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서울 양천갑 지역위원장)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배당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은행의 배당성향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고용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6년간 국내은행 배당총액은 17조7410억원, 은행계 5대 지주사의 배당총액은 6조842억원에 달한다. 지난 6년 배당성향 평균은 각각 37.1%, 31%로 나타났다.
2014년 배당성향은 43.9%로 전년(33.4%) 대비 10.5% 포인트 증가했다. 사상 최대의 배당잔치를 벌인 2010년(51.5%) 이후 최대치였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금의 비율을 말한다. 18개 국내은행은 당기순이익 6조245억원을 벌어 들였고, 이 중 2조6419억원을 금년 3월 주총에서 현금 배당했다.
배당성향 1위는 영국계 SC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으로 배당성향은 무려 279.3%에 달했다. SC은행은 552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지만 1500억원을 배당했다. 모기업인 SC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의 4배(배당성향 369%)에 달하는 5000억원의 배당금을 영국 본사에 송금했다.
배당성향 2위는 농협으로 21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 들여, 이 중 95%인 2061억원을 배당했다. 특수은행으로 분류되는 농협은 2008년 금융위기부터 매년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배당성향 3위와 4위는 우리와 씨티은행으로 각각 73.6%, 42.3%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은행 역사상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으로는 부산은행이 당기순이익(3323억원)의 120.4%에 달하는 4000억원을 배당해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번에 통합한 하나와 외환은행은 똑같이 당기순이익의 30%를 배당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943억원)의 두 배(184.4%)에 가까운 1739억원을 배당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13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1000억원 이상의 배당을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은 68%에 달한다.
한편 이들 은행은 대부분 고용창출에 인색하거나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7대 시중은행은 15년 상반기 기준 7만3122명을 고용하고 있다. 2009년에 비해 2234명(3%)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이다.
2008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국민은행은 5319명(21%)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인건비를 절감하고 배당은 늘였지만 신규채용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기
SC은행의 고용은 2010년에 비해 17.7%(1093명) 감소했다. 씨티은행도 지난 3년 간 17.6%(761명)나 고용을 줄였다. 최근 통합한 하나와 외환은행도 작년부터 고용을 줄이고 있다. 사실상 흡수된 외환은행은 최근 1년 반 동안 전체직원의 10%인 763명이 감소했다.
김기준 의원은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문제로 온 국민이 힘겨워 하는 시기에 은행들이 사상최대의 고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지금은 배당을 늘릴 때가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고 가계부채를 줄이도록 유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