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서부전선 포격전 이후 벼랑 끝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고위당국자 접촉을 갖기로 함에 따라 국면전환의 계기를 맞게 됐다.
남북은 22일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그리고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간 접촉을 갖기로 했다.
북한이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5시30분)를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대북심리전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이후 가파르게 고조되던 한반도 정세는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사진설명>지난해 10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에 온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 그리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당시 청와대 통일비서관. [사진=헤럴드경제DB]
전문가들은 남북이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추구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이 결국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자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이라며 “위기 국면에서 기회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역시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치킨게임을 펼치다 충돌 직전에 양쪽이 고위급접촉에 합의했다”며 “충돌했을 때 양쪽 모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으니깐 결국 대화로 가야한다는 공동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은 북한의 선제의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북한은 먼저 김관진 실장과 김양건 당비서간 접촉을 제안했으며 이에 우리측이 김관진 실장과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접촉을 수정제안했고 다시 북한이 김관진ㆍ홍용표, 황병서ㆍ김양건 접촉을 재수정제안하고 우리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고 교수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북한은 처음부터 고위당국자간 대화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강도 도발을 할 수 있는 조건에서 저강도 도발을 함으로써 내부적으로는 체제결속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는 협상카드로 활용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재와 압력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일단 저강도 도발을 통해 충격을 줌으로써 국면전환을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번의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으로 큰 성과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확전으로 가지 않기 위해 고위당국자 접촉을 갖게 됐다”며 “긴장완화 효과는 있겠지만 현재 상황은 남북관계가 일대전환하기는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양 교수도 “남북간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번의 만남으로 모든 해결은 안된다”면서 “남북 접촉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서로 자극적인 행위를 중단하자는 합의 정도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그 자리에서 어떤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 대화틀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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