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준전시상태’의 위기국면에서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우리측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카운터파트로 나서는 북측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인물들이다.
황병서와 김양건은 지난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최룡해 당 비서와 함께 인천을 방문했다.
황병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뒤를 이은 명실상부한 권력 2인자다.
지난해 4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오르며 2인자 반열에 오른 황병서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과 부위원장, 그리고 지난 4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에 까지 올랐다.
당 우위 체제인 북한에서 1980년 이후 당 대회를 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최고지도기관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황병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제1위원장과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그리고 황병서 등 3명뿐이다.
북한에서 김양건과 김관진 실장의 접촉을 제안했을 때 우리측이 황병서가 나설 것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황병서가 지난해 인천을 방문했을 때 김관진 실장 등을 만나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고위당국자 접촉에서는 어떤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김양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이어 당ㆍ정ㆍ군 고위인사에 대한 숙청과 처형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대남라인의 1인자다.
평남 안주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불어과를 졸업한 그는 김 제1위원장의 대남정책뿐 아니라 대외정책에서도 핵심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건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남북 정상회담 때는 북측에서 유일하게 배석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11월에는 남한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으며, 2009년 8월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 조문을 위한 북측 사절단 일원으로 다시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특히 김양건은 이번 남북 서부전선 포격전 국면에서 자주 전면에 등장했던 핵심인물이다. 포격전이 벌어졌던 지난 20일 당일에는 김관진 실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며 대화의지를 밝혔다.
또 21일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을 때에는 ‘격’이 맞지 않는다며 통지문 접수 자체를 거부해 눈길을 모았다. 북한은 이번 고위당국자 접촉을 먼저 제안하고 황병서를 요구한 우리의 수정제안데 다시 재수정제안을 하면서 김양건의 참석을 고수했다.
황병서와 김양건의 이 같은 비중과 역할을 볼 때 이번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갖고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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