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아프니까 청춘이다, 나아야지’ 서울 남대문 한복판에 내걸린 현수막 문구다. 여기엔 완생(完生)은 커녕 미생(未生) 조차도 꿈꾸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의 아픔이 고스란이 묻어난다. 20~30대가 현재는 물론 미래마저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알’(미취업)을 깨고 나오기 위해선 8포(연예ㆍ결혼ㆍ출산ㆍ집ㆍ인간관계ㆍ꿈ㆍ희망ㆍ생명 포기)에 인생을 저당잡히는게 일상이 되고 있고,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빚더미’에 나앉고 있다.

문제는 ‘미생’ 조차도 꿈 꿀 수 없는 20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한국경제의 ‘짐’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감에 미국의 금리인상 이벤트까지 앞두고 기대성장률이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선 20대의 아픔이 곧바로 소비성향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성장률 하락에 따른 충격은 20대에서 가장 크다. 성장률 하락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20대의 소비성향 하락폭은 1.4%포인트로 가장 높다. 이는 60대와 70대의 소비성향 하락폭(0.4%포인트, 0.3%포인트)에 비해 배 이상 크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소비성향 하락은 장기성장률 저하에 대한 예상과 기대수명 증가로 가계가 일생에 걸친 소비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남은 노동기간이 긴 젊은층일수록 소득 증가율 하락에 따른 평생소득 감소폭이 크고 소비를 줄이는 정도가 크다”고 말했다.

‘빚의 대물림’에 갇힌 20대 빚의 질도 문제다.

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ㆍ통계청의 ‘2014 가계금융ㆍ복지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금융부채 규모는 가구당 1558만원으로 전년(1401만원)에 비해 11.2% 늘었다. 이는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일뿐 아니라, 전체 가구의 금융부채 증가율(2.3%)에 비해서도 5배 가량 높다. 특히 20대가 안고 있는 빚 중 87.7%가 담보대출, 신용대출, 신용카드 관련 대출 등 금융부채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대의 부채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2.3%로 30대(13.0%), 40대(12.1%), 50대(9.8%), 60대(6.3%)에 비해 월등히 높다.

경기회복이 더뎌지면서 20대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학교를 다니기 위해선 ‘빚’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 처럼 최소한의 미래를 위한 빚이 아닌 현재 생존을 위한 빚이 대부분이다 보니, 사회에 진출해서도 빚을 갚는데 허덕이고 이는 잠재 소비성향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뿐이 없다는 애기다.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이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도 ‘출구없는 20대→소비성향 하락→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어낼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20대 신용불량자는 지난 6월말 기준 12만1000명에 금액만 1조1300억원이다. 프리워크아웃을 진행한 20대도 2010년 1129명에서 지난해엔 1419명으로 늘어나는 등 20대가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사회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대의 사회적 불안감은 임계치까지 왔다는 분석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년 기준)에 따르면 20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6.5%로 30대 다음으로 가장 높다. 2012년 조사에선 20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34%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었다. 얼마전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대학 4학년의 마음속 온도가 영하 24.2도로 전 연령층에서 최악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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