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계좌 일괄정리후 급등 닮아“악성매물 소화가 우선돼야”

최근의 중국 증시 폭락이 1989년 한국 코스피의 움직임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1989년 4월 1015포인트를 기점으로 이듬해 10월까지 45% 폭락했다. 주가 폭락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자, 당시 노태우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89년 12월 ‘증시안정화 정책’을 발표하며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주식매입, 증시안정기금 설립을 통한 차익매물 소화, 개인 신용거래 확대가 주요 골자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2015년 중국 당국의 움직임도 이와 비슷하다. 인민은행을 통한 유동성 무제한 공급, 중국증권협회 소속 증권사 21곳의 갹출을 통한 대규모 시장안정기금 마련, 중국증권금융공사의 자본금을 늘리는 등 증권사를 통한 투자자의 신용거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1989년 코스피는 이같은 정부 정책에도 안정되지 않고 추가하락이 계속 됐다. 개인 신용거래 확대가 깡통계좌(신용거래 이후 주가하락으로 원금이 미상환된 계좌)의 반대매매를 조장해 주가하락을 부추긴 것이다. 결국 정부는 1990년 10월 깡통계좌를 일괄 정리했고, 이후 2주간 코스피는 40% 급등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돈으로 증시를 부양하려는 정책은 결국 실패했고, 악성매물의 소화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며 “중국 증시에 시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신용거래에 의한 투매 및 반대매매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어야 변동성 축소와 추세적 상승이 가능하다”며 “증시안정기금은 당장 효과가 드러나기보다 6개월 이후에 수급 안정면에서 가시적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9일 중국 상하이 증시는 당국의 유동성 확대를 주로 하는 ‘폭탄급’ 종합 대책에 힘입어 5% 넘게 반등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02.14포인트(5.76%) 오른 3,709.33에 장을 마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상해시장에서는 에너지와 IT, 그리고 필수소비재, 경기민감 소비재의 실적개선이 나타났으며, 선전시장에서는 유틸리티, 금융, 필수소비재 중심의 이익개선이 돋보였다” 며 “본격적 실적시즌을 앞두고 기업이익의 회복세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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