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완이법’ 법사위 심사소위 통과

‘태완이법’이 국회 첫 관문 격인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면서 살인죄의 공소시효(현행 25년)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면서 공소시효 만료로 영구 미제로 남게 된 과거 사건들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태완이법’ 마련의 계기가 된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은 1999년 5월 발생했다. 김태완(당시 6세)군은 대구 집 근처 골목길에서 의문의 남성에 황산 테러를 당한 뒤 49일간 고통 속에 투병하다 숨졌다.

태완군 부모는 지난해 7월 공소시효를 3일 남겨둔 시점에 법원에 재정신청을 내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태완군 사건 이전 발생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약 5년간 경기 화성에서 부녀자 10명이 살해된 사건이다. 경찰 205만명(연인원)이 동원되고, 2만1200여명이 수사대상에 올랐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공소시효는 2006년 4월 만료됐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1991년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대구의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된 사건이다. 사건 발생 11년만인 2002년 아이들의 유골은 발견됐다. 하지만 사망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미제로 남았다.

‘이형호군 유괴 살인 사건’은 1991년 서울에서 이형호(당시 9세)군이 놀이터에서 납치된 사건이다. 범인은 7000만원과 차를 요구했지만, 이군은 납치 43일만에 한강둔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건 전화 87통 중 46통을 녹취했다. 하지만 범인을 잡는 데 실패했다. 공소시효는 2006년 1월 끝났다.

이처럼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2006년 연달아 공소시효 만료로 영구미제로 남게 되자 사회적 공분이 일었고, 또 범죄자는 끝까지 잡는 게 정의에 부합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2007년 살인죄 공소시효는 종전 15년에서 현행 25년으로 10년 늘었다. 하지만 범죄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여론은 여전히 비등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라는 중대한 일을 여론에 휩쓸려 성급히 처리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살인죄에 한해 공소시효를 없애는 것은 다른 흉악범죄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를 계기로 형벌체계가 지나친 엄벌주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또 이번 개정안에는 상해치사와 폭행치사, 강간치사, 유기치사 등 모든 살인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도록 한 내용이 빠져있어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지웅ㆍ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