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죄판결 형사사건 476건 2010년 6건서 5년새 80배 급증 펜카메라등 기술고도화로 기승 모텔·화장실·여성샤워장 침투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한여름이지만 여성들의 마음 한 구석은 무겁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몰카’(몰래카메라), ‘도촬’(도둑촬영) 사건 때문에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기가 꺼려지는 것. 길거리에 무심코 서있다가 누군가의 카메라에 담길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든다는 이들이 많다.

촬영 기술과 기법, 촬영물의 유통과 확산기법이 고도화하면서 치부가 삽시간에 SNS를 통해 퍼지는 등 도촬의 문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넘어 피해자를 공동체에서 매장당게 하는 등 치명적인 양상을 띠고 있어 개인의 주의는 물론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관련기사 3면 헤럴드경제가 21일 전국 법원에서 지난해 선고된 몰카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등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판결까지 받은 형사사건이 476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10년 6건, 2011년 45건, 2012년 70건, 2013년 198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5년 만에 80배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무음(無音)샷, 펜카메라 등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이를 이용한 몰카 범죄가 급증하고, 지능화했으며, 보다 치명적인 양상으로 진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쉽게 타인의 신체를 찍을 도구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깃’을 금세 찾을 수 있는 대중교통에서 몰카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선고된 판결문(중복) 중 지하철역이나 전동차 안에서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처벌받은 경우가 154건에 달했다. 버스 안이나 버스정류장에서 걸린 사례도 48건이었다.

특히 몰카가 모텔이나 화장실 등 지극히 사적인 개인 공간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모텔에서 이뤄진 도촬 사건은 52건으로 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판례에 따르면 옆방 창문 틈에 소형렌즈를 몰래 걸어 촬영하는 등 타인에 의한 범죄도 많았고, 연인이 상대방 모르게 성관계 장면을 찍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 촬영물을 대표적인 비공개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에 올렸다가 형사처벌을 받은 이는 지난해 7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수십에서 수백건의 사진을 해당 사이트에 공유,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에서 시민들의 배변 장면을 무차별 촬영한 도촬 사건은 8건으로 확인됐다. 수는 적지만 피해자가 다수라는 점에서 심각했다. 최근 제주도에서 용변을 보거나 샤워를 하는 여성을 도촬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의 경우, 피해자 수는 무려 378명이었다. 또다른 30대 남성은 사무실 화장실에 디카를 설치해 직장동료나 동호회 여성회원의 신체부위를 273차례나 찍었다.

남자 화장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20대 회사원은 남자 화장실 칸막이 아래로 휴대전화를 넣어 다른 남성의 용변 장면을 41차례 촬영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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