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큰 관심을 모았던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간 법정공방에서 법원이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총수 일가를 위해 이뤄졌다고 볼 증거가 없고 합병비율도 정당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삼성이 추진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법원은 합병안 주주총회 결의에 대해선 17일 이전에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용대 수석부장)는 1일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등 가처분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회사의 가치는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이와 관련된 지표인 주가 역시 본래 시시각각 변동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점 등 고려할 때, 과거의 특정 시점이 실제 기산일보다 회사에 유리하였을 것이란 사정만으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달 3일 “삼성물산 1주를 제일모직 0.35주와 교환하는 합병비율이 부당하다”며 합병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법원에 주총 가처분을 냈다.

엘리엇 측은 재판에서 “대형 회계법인 중 한 곳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이 1대 1.6 수준으로 산출됐다”고 주장해왔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산정 기준이 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가 부정거래 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어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보유자산은 주가를 형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가에 기초한 합병비율의 산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법원 관계자는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사건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일인 17일 이전에 결정하면 되고 심문기일 당사자도 양해했기 때문에 결정시기를 달리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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