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조기통합여부를 두고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조에 대한 노조원 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협상을 맡고 있는 노조 상임간부들이 실익보다 벼랑끝 정치적 투쟁에 집중하면서 노조원 내부에서도 집행부 투쟁방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부터 본점 분회장 45명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시간 반 가량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법원이 사측의 조기통합 가처분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후 사측과의 첫 협상에 노조가 또 다시 불참한 직후 진행된 회의였다.

분회장은 부서 팀별 노조원 대표들로, 일반 노조원의 의견을 노조 간부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회의에는 김근용 노조위원장과 박근배 부위원장,강철홍 노조 조직부장이 상임간부 대표로 참석했다.

당시 모인 분회장들은 현 노조 상임간부들에 대한 불만과 질타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가득했다.

노조원들은 노조 집행부의 주장대로 2017년 2월에 합병할 경우 (사측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실익이 없지 않냐며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회의에 참석한 노조원 A씨는 “분명한 것은 우리가 불리해 보이는데 그렇다면 실리를 챙겨야 할 것 아니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조 상임간부들은 “조기통합 할 생각이 없다”면서 “조기통합하면 조직이 망한다. 법률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리한 투쟁으로 직원들의 피로감이 높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하지만 노조 상임간부들은 “법원의 가처분 취소 결정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말라”는 등 되레 투쟁의식을 높이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회의장은 무겁게 가라앉았고 곳곳에서 의아해하는 모습들도 목격됐다.

또 다른 노조원이 “비노조원이 중심인 현 4명의 협상단으론 실리를 챙기기 어려우니 협상단을 노조원으로 대체해야 하지 않겠냐”고 묻자 “현 협상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 입장에서 (현 협상단을) 손쉽게 요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껄끄러워 하는 것”이라며 “좋은 제시가 없다. JT(김정태 회장)의 경영마인드가 의심스럽다”고 사측에 문제를 돌렸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계속 독립하는게 기본정신이다” “합치게 돼 있지 않다” “영원히 투뱅크 체제”라는 얘기만 반복했다.

“문제해결을 위해선 사측과 자주 만나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자주 만나면 회유될수 있기 때문에 안된다”면서 “투쟁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 사측이 외환노조가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한다”며 노조원들을 회유했다.

분위기는 갈수록 굳어갔다. 이어 노조 상임간부는 “투쟁기금을 꼭 내 달라”면서 “누군 내고 누군 안내서 사용을 못하고 있다. 공청회를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향후 주말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 줄수 있냐”는 요청에도 조용하긴 마찬가지였다.

노조원 B씨는 “처음엔 뭔가 복안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노조 투쟁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노조가 뭘 하려는지, 사측에 제시한 수정안이 뭔지 노조원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일각에서 협상단 중 1명이 내년 금융노조위원장 출마를 앞두고 있어 정치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만약 그런 것이라면 노조원들의 반발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