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로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그리스 우려감에 ‘검은 월요일’이 돼버린 지난달 29일 악몽이 재연될 것이란 불안감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보다 적극적인 ‘저가 매수’를 권하는 조언도 나온다.
1일 주식시장은 개장 2시간여를 앞두고 그리스가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이는 전날 뉴욕 증시가 소폭 반등에 성공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월요일에 이미 그리스 우려감은 시장에서 다 소화가 된 것으로 본다. 그리스 영향은 크지 않다. 그리스 사태는 장기 이슈가 돼가고 있고 단기적인 시장 쇼크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 때를 비교했을 때, 선언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며 “이미 시장이 영향을 큰 폭으로 받았고, 이제는 조정을 받았던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 투자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유로존 채권단은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 요청을 거절했고 그리스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할 16억 유로를 그리스가 갚지 못한 것이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 유로그룹 의장 예룬 데이셀브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연장하는 것은 미친 짓으로 일어날 수도 없으며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구제 프로그램은 오늘 밤 종식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협상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이제 관심은 국내 증시로 쏠린다. 사흘전인 지난달 29일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던 한국 증시는 이틀째 상승기조다. 이는 현재의 그리스 사태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조언 덕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는 파생상품에 의한 은행시스템의 위기였다. 2011년 유로존 위기는 유로존이라는 단위경제 시스템의 위기였다”며 “이번 위기는 그리스 부채 대부분이 트로이카로 이전돼 공공화가 이뤄진 것에 따른 결과물”이라 분석했다. 그리스 사태가 미칠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관심은 오는 5일로 예정돼 있는 그리스의 국민투표다. 이날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 수용에 대해 그리스 국민들이 찬성하면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게 되고, 반대가 많을 경우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그러나 한국 등 세계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여론조사 결과와 ECB(유럽중앙은행)가 바라는 대로 투표결과가 유로존 잔류와 채권단 개혁 프로그램 수용으로 기울 경우 글로벌 증시는 이번 주를 고비로 최근 하락폭을 만회하고 다시 평온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