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오리온의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을 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실적으로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부터 허인철 부회장의 주도 하에 다시 유통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각양각색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이달말로 예정된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중이다. 오리온은 투자자문사로 일본 노무라금융을 선정하고, 최근 매각주관사 HSBC에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투자설명서를 받았다.

오리온은 현재 여타 재무적 투자자와의 공동 인수 방식이나 최종 입찰 참여 여부 등은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오리온의 홈플러스 인수전 참여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수자금 조달 방법과 허인철 부회장<사진>의 면면이다.

우선 홈플러스의 인수가격이 최대 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오리온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규모는 수천억원대 규모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오리온이 실제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중국 법인의 상장을 앞당겨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찬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대금과 비교해 오리온의 현금자산 규모가 매우 작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오리온이 제과 사업에 집중해온 점에 근거하면 홈플러스 인수는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허인철 부회장을 주목하는 측에서는 인수 가능성을 다소 높게 본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이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합병할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신세계 사장, 이마트 사장을 역임한 허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신세계그룹에서 퇴사한 뒤 그해 7월 오리온에 영입됐다.

오리온도 과거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운영하다 2006년 매각하면서 유통업에서 손을 뗀 바 있어, 인수가 성사된다면 유통업에 처음 진출하는 것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 현대백화점 정도가 거론되던 홈플러스 인수전에 오리온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깜짝뉴스 아니냐”며 “인수합병(M&A)에 밝은 허 부회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또다른 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되면 사업다각화는 물론 제조와 유통의 만남으로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롯데그룹의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이 그룹의 유통망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편 테스코는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으로 홈플러스를 설립했고, 이후 합작 계약 만료로 현재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약 8조9300억원의 매출과 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CVC캐피탈파트너스, 어퍼니티 이쿼티 파트너스, BMK 파트너스 등이 홈플러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