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주요 경기지표의 하나인 제조업 재고율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장가동률이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출이 더 부진해 재고가 창고에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수요 위축 등 수출에 불리한 대외여건이 조만간 개선되기 힘들어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고누적은 기업들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이것이 올해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6.5%로 전월의 123.6%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이 실물경제로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지난 2009년 1월(126.5%) 이후 6년3개월만의 최고치다.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해 12월 116.4%를 저점으로 올 1월 120.1%로 높아진 이후 4월까지 4개월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제조업 공장가동률이 6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 주목된다.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 4월 73.9%로 전월(73.8%)보다 0.1%포인트 높아졌지만, 가동률이 73%대 후반에 머물고 있는 것은 2009년 5월(73.4%) 이후 처음이다.

가동률이 낮은 데도 재고율이 상승한 것은 수출이 워낙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율은 경기회복기에 기업들이 수요증가에 대비해 미리 생산을 늘림으로써 늘어나기도 하지만, 현재는 상품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수출은 올 1월 1%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10.9%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세계교역의 둔화에다 중국의 맹추격, 일본과 유럽연합(EU)의 통화가치 절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의 출하증감률 변동에서도 수출부진이 재고누적의 주요인으로 나타난다. 제조업 수출출하 증감율(전월대비)은 1월 -3.9%, 2월 -2.0%로 큰폭 감소했고, 3월에는 1.2%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4월에 다시 -1.9%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시기에 내수출하는 1월 -2.6%, 2월 2.7%, 3월 -0.8%, 4월 1.0%로 증감을 반복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출보다는 괜찮은 편이었다.

경제전문가들과 투자기관들은 재고누적이 향후 기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재고누적이 모바일기기와 부품 등 전자제품의 생산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장기화하고 있는 대외수요 부진이 내수부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2.8%로 햐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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