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27조원 상당의 가짜 미국 채권을 이용해 투자금을 유치하려한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액면가 1억 달러짜리 가짜 미국 채권 247장(약 27조원)을 유통하려 한 혐의(사문서위조)로 홍모(5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다른 혐의로 이미 구속된 김모(55)씨에 대해 범죄혐의를 추가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통화위조·위조사문서행사ㆍ위조유가증권행사 등 전과 9∼22범인이들은 가짜 채권을 이용해 자금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12월 서울 성동구 A 호텔에 함께 투숙하면서 ‘투자금 사기’를 모의했고, 호텔 프런트에 가짜 채권 등이 담긴 철제 상자를 보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압수한 철제 상자는 ‘007 서류가방’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전면에 미국 정부의 상징인 독수리 문양과 ‘UNITED STATE OF AMERICA’(미합중국)라는 글자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상자 안에는 율리시스 그랜트 미국 18대 대통령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FEDERAL RESERVE NOTE’(미연방준비은행권)라는 글자가 적힌 1억 달러짜리 채권 247장이 들어 있었다. 위조 필름과 미 연방은행 인증서 등 각종 위조 서류도 이 상자 안에서나왔다.

홍씨 등은 채권의 발행연도가 1934년인 점에 착안, 화학 약품을 이용해 철제 상자를 부식시켜 진품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의심을 피하려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미국 정부에서 채권을 회수하면 막대한 현금이 생기는데 당장돈이 급하니 먼저 투자금을 달라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물색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전해졌다.

이들은 작년 12월 A 호텔에서 숙박비 90만원을 떼어먹고 달아나려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