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요즘 복잡하다. 지금 남의 집 사정을 얘기하긴 뭐하지만 공청권을 내려놓으면 잡음이 싹 해결된다(5월 15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과 청와대 간 당청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우리 당은 새누리당에 시간을 좀 더 주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6월 1일,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대변인).” 불과 보름 만에 여야 운명이 뒤바뀌었다. 야당이 지도부 사퇴론에, 이를 지켜보는 여당이 민생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국회법 개정안을 기점으로 이제 여당이 지도부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다. 그 사이 야당은 무상복지를 비롯, 민생 경제를 화두로 내세웠다. ‘데칼코마니’처럼 여야의 뒤바뀐 운명이다.
그리 먼일도 아니다. 지난 5월 중순 때의 상황이다. 재보선 참패와 정청래ㆍ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갈등으로 계파 갈등이 불거지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였다.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책임있는 자세의 첫걸음이 문재인 대표의 사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 대표가 꼭 사퇴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야당이 내홍을 겪는 사이 여당은 민생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 대표는 재보선 선거 지역을 투어하며 선거 공약 이행 의지를 피력했고 당정협의를 통해 중고차 매매 문제, 가계 통신비 절감, 상가임대차 후속조치 등 각종 정책을 부각시켰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5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제 피부에 와 닿는 민생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줌마 정책투어도 진행하고 민생 정책의 수요를 파악하려 한다”고 밝혔다. 야당이 내홍을 겪는 사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책 행보를 피력했다.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은 험난한 5ㆍ18을 보내고 있었다. 광주전남 의원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큰 결단이 필요하다 주장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극명하게 갈린 여야의 처지를 보여준 하루다.
보름이 지난 지금, 야당을 걱정(?)하던 여당이 머쓱해졌다. 국회법 개정안을 계기로 야당이 내분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략 짜기에 돌입한 사이, 여당은 지도부 사퇴론에 당면했다. 이젠 야당이 여당을 걱정(?)해줘야 하는 입장이 됐다.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당청 갈등이 불거지면서 협상을 이끈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집중 포화가 쏟아지는 형국이다. 청와대에 이어 여당 내에서도 친박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이 일고 있다. 해묵은 계파 갈등까지 불거질 조짐이다.
지난 2일 친박계인 김태흠ㆍ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 논란 책임을 지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이 정치권을 주도해 끌고 가야 하는데 야당의 동정을 받는 모습으로 비춰지니 여당의 위상이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야당은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 국회의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복지 현안을 비롯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하루 묵으면서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자”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