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관계 위한 양국 경제인 제언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은 한결같이 정치, 역사 문제가 한일 경제관계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지속돼온 독도 영유권 분쟁과 위안부 문제, 최근 일본 정부의 우경화나 역사부정 등이 자칫 양국의 경제협력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양국 모두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때인만큼 경제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다.

▶조현준 효성 사장=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는 조현준 효성 사장은 정치나 역사 문제가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고, 경제는 경제논리에 맡겨야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양국의 경제협력이 불편해진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침체된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조 사장은 두 나라의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장점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신속한 의사결정과 폭발적인 에너지, 새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면 일본은 치밀한 정보분석과 신중한 의사결정, 세계 제일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이 강점”이라며 “양국의 장점을 경제협력으로 이끌어 낸다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멘토와 멘티, 회식, 비즈니스 골프 등 조직문화가 비슷한 점도 한일 양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는 요소로 꼽았다. 이를 토대로 청년 일자리 교류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한일 젊은이들의 교차 취업이 가능해지면 기업 간 교류도 확대되고, 정보통신기술(ICT)의 강점을 살려 함께 연구개발을 추진하면 혁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ICT 기반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이 양국의 협력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일본의 탄소소재 기업 ‘도레이’가 경북 구미에 대규모 공장을 지었듯 한일 양국이 ICT 산업에 협력한다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고, 일본 미쓰비시 상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와카이 쇼지 한국 닛켄주식회사 대표이사=와카이 쇼지 한국 닛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정치, 역사 문제가 한일 경제관계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이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쇼지 대표이사는 현재 기업 활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이런 분위기가 사람들의 경제 심리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주위에서 한일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다”며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쇼지 대표이사는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한국은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후 소비가 많이 줄어 기업도 타격을 받는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일 경제협력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쇼지 대표이사는 일본이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상 외국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데 한국산 제품에 대한 평가는 좋아 경제 협력이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큰 일본 사람들이 한국 김치를 찾는 것을 보고 놀란 적도 있다”며 “한국 제품은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있어 양국이 생산과 투자를 함께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일본의 폐쇄적 유통구조 등 한국과 다른 부문을 미리 알고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한일 경제협력은 인내심과 장기적 안목을 갖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닛켄주식회사는 공구류 제조업체로 지난 1987년 인천에 설립된 한일합작회사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