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80세 이상 노인으로 생전에 가족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산가족 지원단체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모두 12만9668명이며 이중 생존해있는 사람은 6만7640명(52.2%) 뿐이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사람만 6만2028명(47.8%)에 이른다.

생존자 중에서도 90세 이상이 8363명(12.4%), 80대가 2만8784명(42.5%) 등 8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54.9%에 달한다. 70대 1만8309명(27.1%), 60대 6890명(10.2%) 등까지 합쳐 계산하면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 신청자 10명 중 9명이 60세 이상 노인이다. 위원회는 한 해에 평균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4135명이 사망해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현재 생존해 있는 신청자도 16년 후인 2031년에는 모두 사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는 속도는 더딘 탓에 생존해 있는 신청자들도 생전에 가족을 만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2000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 시작된 이후 19차례의 대면 상봉을 한 인원은 1956명에 불과하다. 7차례에 걸친 ‘화상 상봉’ 수혜자 279명을 합치더라도 전체 수혜자는 2235명뿐이다. 신청자 대비 상봉 성공률이 1.72%에 그친 것이다.

위원회는 지금까지의 상봉 빈도와 규모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현재 생존해 있는 신청자 전원이 헤어진 가족과 ‘대면 상봉’하려면 총 520년이 걸리며, ‘화상 상봉’까지 합치더라도 455년의 세월이 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사실은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이뤄져 온 ‘상봉’이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산가족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50명 규모의 성묘 방문단을 꾸려 오는 8∼10월 개성과 함흥, 평양 등에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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