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박용성, 정준양, 조현준…’
검찰의 대기업 사정(司正)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로 촉발된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는 가운데, 검찰의 사정 칼끝은 조용히 기업 총수를 향해가고 있다.
특히 검찰은 대기업 사정의 ‘신호탄’이었던 포스코그룹 비리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원들이 하청업체로부터 받아챙긴 거액의 ‘뒷돈’ 일부를 그룹 ‘윗선’을 위한 비자금으로 상납했다는 의혹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계열사ㆍ협력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도 캐고 있다.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에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매각한 전정도(56) 세화엠피 회장이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92억원 중 540억원을 국내로 들여와 유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은 나머지 450억여원도 현지 계좌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 중이다.
상식적으로 피인수기업 대표가 인수기업의 1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빼돌리는 건 그룹 수뇌부의 용인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전 회장 비리 수사가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그룹 ‘윗선’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은 또 ‘포스코 비자금 저수지’ 의혹에 휩싸인 코스틸의 박재천(59) 회장에 대해 11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원 3~4명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10개월 간 계류돼있던 효성그룹 총수일가 수사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현문(46) 효성그룹 전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47) 사장과 동생인 조현상(44) 부사장의 수백억원대 횡령ㆍ배임 의혹을 고발한 사건을 조사1부(부장 조종태)에서 특수4부(부장 배종혁)로 재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부는 권력형 비리 사건이나 ‘거물’이 연루된 경제사건을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 검찰이 이번 사건을 ‘집안싸움’이 아닌 그룹 차원의 조직적 비리로 의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두산그룹 윗선을 향한 수사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중앙대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중앙대 이사장을 지낸 박용성(74) 전 두산그룹 회장을 이번주 중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상대로 중앙대 역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두산 계열사를 통해 박 전 수석에게 금품을 건넸는 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그밖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을 상대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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