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4월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세월호 인양 여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해양수산부, 국민안전처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종 확정ㆍ발표된다.
하지만 애초 인양 문제가 불거질 당시 거론됐던 공론화 과정은 거치지 않기로 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세월호를)인양하는 쪽으로 결정되지 않겠냐”며 “(해수부에서)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기술적 부분을 깊게 살펴봤기 때문에 별도 공청회나 추가 기술 검토 등의 공론화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중대본이 밝힌 공론화를 통한 세월호 인양 결정 방침과 배치된다. 이달 초 중대본부장인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세월호 인양에 대한 기술 검토 결과가 해수부에서 중대본으로 넘어오면 공론화를 거쳐 가능한 한 빨리 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소요 예산, 위험성, 실패 가능성과 그에 따른 추가 비용, 후속 대책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공론화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사실 이 같은 결정은 ‘세월호 참사’ 만 1년이 되는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찾아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을 때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 정부 부처들의 난맥상을 바로잡고, 중대본을 이끌며 재난 수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 출범된 안전처의 역할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사실상 부정된 셈이다.
안전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이 다시 발생했을 때 또 우왕좌왕할 부처들의 모습을 보게 될까봐 심히 걱정스럽다.
안전처에도 허물은 있다.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정부 내부에서 결정했더라도, 1만t이 넘는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밝혀 실패 가능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배짱’이 아쉽다.
세월호 인양에 대해 정부와 안전처가 신중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에게 박수를 받겠지만, 졸속으로 결정된다면 실패 시 후폭풍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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