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지중해가 ‘통곡의 바다’로 변해가고 있다. 몇 개월 사이에 16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모두 아프리카에서 유럽을 향해 가던 난민들이다.
과거 카르타고와 로마의 전쟁, 오스만제국과 신성동맹(神聖同盟) 함대가 싸운 레판토 해전, 2차세계대전의 잠수함 공격 등 수천~수만 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던 지중해가 이제는 난민들의 ‘거대한 무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이다.
지중해는 유럽에서의 안정된 삶을 꿈꾸며 바다를 건너려던 수많은 중동ㆍ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리비아를 떠나 불과 27㎞밖에 채 가지 못한채 람페두사섬을 190여㎞를 앞두고 침몰해 실종된 700~900여 명도 수많은 이민자들 가운데 하나다.
20세기 들어 본격화된 아프리카 난민 이주 참사의 역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일 NBC방송에 따르면 1996년 크리스마스 당시 몰타와 시칠리아섬 사이 해역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300명 가량이 익사한 것을 시작으로 난민선 참사가 계속됐다.
2003년 6월 튀니지에선 난민선 전복으로 41명이 살아남았지만 50명의 시체가 발견됐고 160명이 실종됐다.
같은해 10월 시칠리아섬 인근 해역에서 최소 70명이 사망했고 5년 뒤인 2008년 지중해를 건너다 시칠리아섬 인근에서 50명이 사망했다. 이들 중 47명은 체온저하로 사망했다.
중동의 민주화 운동이 본격화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부터는 이민자들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1년 5월, 600명이 넘는 이민자들을 싣고 가던 보트가 리비아 해안에서 좌초돼 수백 명이 실종됐고 그해 6월 튀니지 해안에서 700명의 이민자들을 태우고 가던 선박이 침몰해 270명이 실종됐다.
2012년엔 리비아와 람페두사섬 사이에서 고무 모터보트가 바람이 빠져 54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같은해 12월에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 보트가 가라앉아 21명이 죽고 6명이 실종됐다.
이듬해인 2013년 8월 시칠리아 카타냐 해변에서는 해변에 접근하던 보트가 15m를 앞두고 침몰, 6명의 난민이 익사하고 94명이 구조된 적도 있었다. 10월엔 람페두사섬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366명이 죽고 155명이 생존했다. 이 사고는 당시로서는 사상 최악의 난민선 사고였다.
지난해 1월엔 그리스 파르마코니스섬 인근에서 보트가 전복돼 9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12명이 익사했고, 2월엔 아프리카 이민자 15명이 스페인령 세우타로 헤엄쳐 가려다 모로코 해안에서 숨진 적도 있었다. 당시 경찰은 이들을 모로코로 귀환시키기 위해 고무탄을 쏘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는 밀수꾼들이 마련해준 보트 두 척이 몰타 해역에서 충돌해 여기에 타고 있던 500명의 시리아인,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 수단인들이 물에 빠져 사망했다. 이 사건이 있은지 불과 4일 뒤 리비아 해군은 영해 인근에서 250명의 이민자들이 타고 있던 선박을 발견, 26명을 구조했으나 200명이 넘는 이들이 실종돼 죽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올해는 유난히 난민선 사고가 많았다. 지난 2월엔 리비아를 떠난 4척의 보트에 나눠 타고 유럽으로 건너오던 이민자들이 배가 침수돼 29명이 숨졌고 30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달 들어서는 2000명에 가까운 이민자들이 대거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지난 12일엔 정원을 초과해 난민들을 태우고 리비아를 떠난 보트가 침몰해 400명이 물에 빠져 숨졌고 144명이 생존했다. 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일 만인 15일 난민선 내 무슬림과 기독교인 난민들간의 갈등으로 무슬림 12명이 바다에 강제 수장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9일엔 리비아 해역에서 난민선이 침몰, 당초 700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95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난민선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는 30명도 채 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4명에 불과했다.
이어 3일 만인 20일 리비아 해안에서 출발한 난민 100~150명과 300명을 각각 태운 선박 2척이 조난신고를 했고 국제이주기구(IOM)도 이날 300명이 넘는 난민이 탄 선박이 지중해에서 가라앉아 최소 20명이 사망했다는 조난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