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지원금 편취, 비자금 조성, 각종 불법 특혜에 대해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도중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에게 금품을 줬다고 폭로하고 자살하면서 나라 전체가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2007년과 2012년 당내 경선과 대통령선거를 치르며 “돈 문제만은 깨끗하다”고 공언해왔지만, ‘배후에서는 불법 선거자금이 거래되고 있었다’는 것이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지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목숨을 끊은 성 전 회장은 자신에게 돈을 받은 대통령 주변 핵심인사들의 명단과 액수를 조목조목 적어놨다. 하지만 관련 인사들은 하나같이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자진 사퇴한 이완구 국무총리와 전ㆍ현직 청와대 비서실장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실만으로도 참담하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거명한 이완구 국무총리 등 8인을 소환 조사하기 위한 기초 수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문제는 당ㆍ정ㆍ청의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다. 더구나 청와대든 정치권이든 성역 없이 엄정히 수사해야 함에도 기획ㆍ편파 수사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수사 상황이 법무부와 청와대로 보고되는 구조여서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총리나 비서실장이 중간에 수사정보를 가로채 보고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어쩌면 대통령 본인도 불법정치자금 수수의 의혹과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과거 대통령 측근 비리들 사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폭발력이 커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검찰 조직이 과연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결국에는 특별검사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보여진다. 대통령도 “진실규명에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 없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특별검사 도입에 대해 여ㆍ야의 당론이 서로 뒤바뀐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특검 도입에 적극적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소극적이다. 특검법에 따른 특검을 출범시킨다면 현재 검찰의 특별수사팀보다 훨씬 적은 인력과 짧은 시간 수사하고 사건을 종결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특검 임명을 둘러싼 공방으로 시간낭비의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초동수사가 부실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국민들은 각 당의 입장을 떠나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성 전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1차 수사는 검찰이 많은 인력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청와대든 정치권이든 성역 없이 엄정히 수사하도록 검찰을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수사가 일단락되면 특검을 통해 검찰수사가 부실이었는지 아니면 최선을 다 했는지를 한 번 더 검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이번 사건에 쏠린 국민의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는 방법일 것이고 국민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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