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나라 국민의 자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연령대로 볼 때 순자산 및 소득 불평등이 은퇴를 전후로 한 45~64세에서 가장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복지수준을 측정할 때 명목소득을 많이 이용하지만 가계자산은 실직이나 질병 등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경제적 안정성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불평등을 분석하는 주요 변수로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 가계 소득 및 자산 분포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단위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4259인데 비해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14로 자산불평등이 소득불평등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소득 분배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로, 0~1 사이의 수치로 나타내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는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지난해 가계금융 및 복지조사 자료를 이용해 가계의 소득과 자산 분포의 특징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처분소득은 상위 1%의 점유율은 순자산이 12.4%인 반면 가처분소득은 6.6%였다. 또 상위 10%가 전체 가처분 소득의 29.1%를 보유하고 하위 40%가 13.4%를 갖고 있었던 반면 순자산은 상위 10%가 43.7%, 하위 40%가 5.9%를 보유하고 있었다.

자산 가운데서도 금융과 부동산자산의 불평등도가 높았다.

금융자산의 경우 상위 20%가 63.8%를 갖고 있는 반면 하위 20%는 0.8%를 갖는 데 머물렀고, 이 부문 지니계수는 0.6186였다.

부동산자산의 경우 상위 20%가 66.1%를 보유한 반면 하위 40% 그룹에서 2.2%를 보유했고, 이 부문 지니계수는 0.6608이었다.

연령대별로 순자산 불평등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45∼54세의 상대적 기여율이 23%로 가장 높고 55∼64세가 19.5%로 그 뒤를 이었다. 은퇴를 전후로 한 시기에 자산 불평등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은퇴 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고서를 작성한 보건사회연구원 남상호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경제적 불평등은 소득 변수만을 활용해 분석했지만, 자산은 당해연도 소득에서 소비를 뺀 금액이 계속 쌓이는 개념이기 때문에 누적된 불평등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연구위원은 “은퇴 전후 시기에 불평등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생애주기적 속성을 반영해 소득불평등을 분석하고, 소득ㆍ소비ㆍ자산의 다차원적 불평등 분석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