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저유가ㆍ저금리ㆍ저원화(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 등 이른바 신(新)3저 현상이 침체돼 있는 우리경제에 훈풍을 불고올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3저를 우리 경제에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는 전조’라며 큰 기대를 수차례 표시해 왔다. 최근엔 “확장적 거시정책, 신3저 효과 등으로 주식ㆍ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생산ㆍ소매판매 등 주요지표가 반등하는 등 미약하나마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신3저 현상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현상임이 분명하다. 저유가는 기업 생산비용을 줄이고, 공공요금을 비롯한 물가를 안정시키는 요인이다. 기준금리가 1%대에 머물고 있는 저금리도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시키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활기를 가져오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신3저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고, 자칫 여기에 기대어 경제지표의 단기적인 개선에만 급급할 경우 오히려 경제체질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계론도 비등하고 있다. 신3저 이면의 ‘비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신3저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려 2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저물가 고착화나 가계부채 문제 확대 등 부작용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저유가의 경우 석유화학 등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저물가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
저금리로 금리부담이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11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를 더욱 증대시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넘치는 유동자금이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으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만 활기를 띠는 ‘불균형’이 심화할 가능성이 많다.
원화가치는 달러에 비해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로나 엔화에 비해선 최근 1년 사이에 20~40% 절상된데다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실질실효환율이 절상돼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계의 경우 노후 불안에 소비성향이 최저로 떨어져 있고 기업도 불투명한 경영여건에 투자를 꺼려 신3저 효과가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3저는 외생적으로 주어진 일시적 환경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가계소득 증대와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개선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과거 개혁에 성공한 영국이나 미국은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에서도 3~5%대 성장을 이룬 반면 개혁을 외면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 빠진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금리를 추가 인하하더라도 가계부채가 과다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대출규제와 같은 미시적 조정을 하는 등 그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투자환경 개선과 신성장 동력 창출로 경제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연구위원도 “연금과 공공부문, 금융과 노동, 교육 개혁을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한국경제의 과제”라며 “그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이익단체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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