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증인 나가겠다” 강수에 새누리 ‘난감’ -野, 활동 기한 연장ㆍMB 증인채택 요구하며 與 압박 -‘빈 손 특위’ 책임 與에 돌리려는 전략인 듯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7일로 활동을 끝낼 예정이던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자원외교국조특위)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한 수’로 수명을 연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증인 채택에 실패하며 청문회 한 차례 열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던 야당이 결국 당 대표의 증인 출석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예상대로 ‘체급’을 거론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이명박)과 대통령 비서실장(문재인)을 같은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문회 범위를 참여정부까지 확장하고, 문 대표가 참여정부를 대표해 증인으로 출석해야한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논리였던 만큼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빈 손’ 특위의 책임이 새누리당의 ‘버티기’로 돌아갈 공산이 커져서다.
6일 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자원외교국조특위의 활동 기한 연장을 촉구하며 이 전 대통령의 청문회 출석을 강력히 주장했다. 문 대표가 증인 출석 의사를 밝히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입장 표명을 공식 제안했고, 최고위원들은 “국정조사를 무산시킬 경우 4월 국회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은 반드시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 해외자원개발심사위원회에서 대통령 사업이라고 하면 무조건 통과시켰고 이것은 결국 부실덩어리로 돌아와 국민혈세를 낭비시켰다”며 “새누리당은 (자원외교 청문회) 물타기와 국정조사 무산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계속 이런다면 4월 임시국회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이 끝까지 자원외교를 방해한다면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새누리당의 책임을 물었고, 전병헌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이 (자원외교국조 기한 연장에) 새누리당이 응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이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태생적 공범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자원외교 국조특위 야당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명을 증인으로 고수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망신주기용 정치공세라며 ‘이 전 대통령을 부르려면 문 대표도 나와야 한다’고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야당이 죽어가던 자원외교 국조특위의 불씨 살리기에 나선데는 지난 3일 감사원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감사원은 이날 2003년 이후 석유ㆍ가스ㆍ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11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31조4000만원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34조3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지만 투자금 회수는 불투명하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특위 활동 기한이 연장되지 않아 청문회가 열리지 못한다해도 야당은 ‘빈 손’ 특위의 책임을 여당에게 돌릴 수 있게 됐다. 참여정부를 대표해 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여당의 기존 주장을 받아들였는데도 이 전 대통령 증인 채택 불가 입장을 여당이 고수하는 바람에 특위가 성과 없이 끝났다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삼겠다는 것은 국론 분열”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새정치연합 측의 요구를 일축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체급이 맞지 않는다. 지난 번에도 (문 대표가) 나가겠다고 보도 난 뒤에 아니라고 번복한 적도 있지 않나”라며 “오늘 여야 간사 만날 계획 없고 특위 기한 연장 논의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