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전 뉴욕시장이 석탄연료 사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또다시 거액을 내놨다.

지난 8일 블룸버그는 미국의 환경운동 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에 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30억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시에라 클럽에 대한 블룸버그의 기부는 지난 2011년에 이어 두번째다.

당시 그는 이 단체에 4년간 5000만 달러(약 54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건까지 합치면 총 기부액은 8000만 달러(약 87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가 사실상 시에라 클럽의 최대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1892년에 창립돼 120년의 역사를 가진 시에라 클럽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석탄 사용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시에라 클럽의 마이클 브룬 수석 이사는 “블룸버그의 기부가 시에라 클럽의 석탄 반대 캠페인 ‘석탄을 넘어서(Beyond Coal)’를 계속 벌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이 365억 달러(약 39조9000억원)에 달하는 블룸버그는 3000만 달러의 기부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다른 재단 및 개인 기부자들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그와 뜻을 함께 한 재단엔 휴렛 패커드의 공동 창업자 휴렛이 세운 휴렛 재단과 존 맥아더의 맥아더 재단, 샌들러 재단 등이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뉴욕 시장 시절에도 환경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기부에 적극적이었다. 그가 2011년 시에라 클럽에 첫 거금을 내놓은 것도 미 연방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온실가스 규제법안이 기업들의 로비로 통과되지 못한 데 따른 실망이 동기가 됐다.

시장 직무를 수행하면서도 뉴욕시의 이산화탄소 줄이기 운동을 주도했고,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유엔의 고위급 회담에도 참석하는 등 환경운동가로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블룸버그는 2011년 6월엔 ‘C40’이라 불리는 세계 기후회의의 신임 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C40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각국의 주요 대도시들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5년 발족한 협의체다.

시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각종 기부와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블룸버그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최측근은 블룸버그에게 내년 5월 런던시장 선거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나섰다. 미국 국적인 블룸버그는 영국 시민권이 없어 출마가 불투명하지만 그의 인기와 존재감만은 국경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입증해줬다.

1981년 블룸버그통신을 설립해 언론사 경영인이자 미국의 열번째 억만장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2002년 뉴욕시장에도 도전해 2013년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미국 자선 관련 전문지 필랜스로피 크로니클(The Chronicle of Philanthropy)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작년 한해 환경 외에도 예술ㆍ교육ㆍ공중보건 부문 등에 4억6200만 달러(약 5100억원)를 골고루 환원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