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 전투기 ‘제로센’ 조종사로 현재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하라다 가나메(原田要·99) 씨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일은 저의 참혹한 전쟁경험을 알려 일본이 다시는 전쟁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라다 씨는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터넷판 기사에 게재된 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하라다 씨가 밝힌 마지막 소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가 “자위대(自衛隊)를 국제법상 군대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정부 공식 입장으로 채택한 것과 맞물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령으로 건강이 안좋은 하라다 씨는 최근 나가노에서 있었던 한 강연에서 “전쟁만큼 참혹한 것은 없다”며 “젊은 세대들이 내가 겪었던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내 경험담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로센 전투기 조종사 가운데 마지막 남은 생존자라고 소개한 뒤, “내가 몰았던 자살 특공대 전투기의 조종석에서 바라보았던, 내가 죽인 사람들의 얼굴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며 가슴 아파했다.
이어 “전쟁은 누구에게나 낯선 사람을 죽이거나 반대로 죽임을 당하도록 강요하는 상황을 만든다”면서 “이것이 바로 전쟁이 인간성을 앗아가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또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아들이었지만 적군이었던 탓에 나와 싸웠던 사람들 가운데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 만날 수 있으며 친구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라다 씨는 아베 총리 등 일본 주요 정치지도자를 겨냥해서는 전쟁을 야기한 일본 정치인들과 전쟁의 참혹함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뭇 닮았다면서 “현 정치인들은 전쟁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하라다 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 항공기 19대 격추했으며, 1942년 교전중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됐으나 동체가 정글에 떨어지는 바람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일본 본토로 후송돼 조종사 훈련 임무를 맡았다.
1965년부터는 나가노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교육사업에 헌신하는 한편 전쟁의 참혹상을 외부에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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