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진기자]#주부 민모 씨(48)는 최근 딸 아이와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누가 봐도 티가 날 정도로 뽀얗게 화장을 하는 중3 딸아이가 탐탁치 않아서다. 딸은 “나뿐만 아니라 요즘 학생들은 다들 비비크림 정도는 바른다”며 볼멘소리를 하지만 보수적인 민 씨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딸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엄마는 여드름 때문에 고생해본 적이 없어서 내 맘을 몰라준다”며 우는 아이를 보고 당황했다. 평소 울긋불긋한 여드름이 콤플렉스라며 이를 가리려면 비비크림을 진하게 덧바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민 씨는 평소 ‘학생은 공부만 하면 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터라 이같은 고민을 알 길이 없었다. 학부형 모임에서도 ‘요즘엔 여드름 등 외모 때문에 자신감이 없어지는 아이들은 어느 정도 관리해주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얘길 듣고 딸에게 미안해졌다. 과거 ‘대학만 가면 다 예뻐진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세대와 달리 학생 때부터 어느 정도 외모관리를 해야 한다는 청소년의 견해차는 이처럼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한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의 91.5%는 여드름이 나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아이들의 부모는 50.9%가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상반된 의견을 보인다는 결과도 있다.여드름치료에 대한 부모의 관심 여부에 대해서는 ‘저절로 없어지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이 50.9%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치료를 위해 적극 도와준다 37.4%, 무관심 11.7%로 순으로 나타났다.
여드름은 피부 모낭 옆 피지선에서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원활하게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사이 감염으로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붓고 노랗게 곪는 여드름은 한창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에게 심한 외적콤플렉스로 작용된다. 아이들은 여드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만 부모는 흔히 ‘청춘의 심벌’로 여겨 금방 지나가겠거니 하고 가볍게 여기기 마련이다. 강형철 비타클리닉피부과 원장은 “여드름은 일종의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치료받는 게 좋다”며 “청소년의 피부는 성인의 피부보다 연약해 여드름이 악화되면 흉터, 색소침착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흉터는 잘 사라지지 않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드름과 관련된 다른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15~19세 중·고교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소년 2명 중 1명(50.8%)은 여드름으로 고민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43.3%는 학교가 가기 싫었던 적도 있다고 답했다. 19.3%는 여드름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강 원장은 “청소년기에 여드름이 흔히 나타나는 것은 성호르몬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식습관까지 불균형해지기 때문”이라며 “수험생처럼 계속되는 긴장과 수면부족 등 정신과 육체가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드로겐 분비가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염증은 더욱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식습관의 경우 채소는 먹지 않고, 육식이나 인스턴트식 위주로 편식하는 학생에서 여드름이 쉽게 나타난다. 이런 경우 이마나 뺨에 닿는 머리카락 같은 약한 자극에도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곪은 화농성 여드름이 주로 얼굴에 나타나며, 가슴·등에도 생긴다. 강형철 원장은 “여드름은 무엇보다도 모공을 열어 노폐물이 잘 배출되도록 돕고, 피지생성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비타클리닉 피부과에서는 스테로이드 등 독한 약물 없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증상이 아주 심각하지 않다면 3~5주 안에 피부가 깨끗해져 깔끔한 얼굴로 등교할 수 있다.좀더 안전하고 획기적인 방법으로 여드름을 개선하고 싶은 사람은 독한 약물치료 대신 여드름이 나타나는 원인 자체를 개선하는 ‘기능의학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기능의학은 인체 본연의 생화학적 흐름이 잘못돼 질환으로 발전했을 때 그 질환의 증상만 억제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정확한 신체 내부에서 장문제 등 원인을 찾아 해결해준다. 즉 자신의 자가치유 능력을 100% 회복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질병을 물리치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최근 성행하는 ‘맞춤의학’이 가장 잘 이뤄지는 분야로 볼 수 있다. 기능의학적 검사로 개인의 상태를 살피고 질병의 근본을 찾아 영양소·생활습관 등을 개선하며 종합적으로 치료하므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 강형철 원장은 처음으로 기능의학과 피부과학을 접목해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강형철 원장은 “기능의학은 환자가 갖고 있는 나쁜 습관을 찾아 손상된 몸의 기능을 되살리자는 것”이라며 “현대의학이 증상이나 환부 중심으로 전자현미경을 통해 미세한 구조적 변화에 집중한다면 기능의학은 근거중심으로 과학적인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문제가 생긴 뿌리인 기능적 변화를 찾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예컨대 피부 문제를 파악할 때 무조건 외부의 병변 자체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 문제가 되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까지 교정하는 것이다.특히 환자들을 서운(?)하게 하던 ‘3분진료’ 대신 꼼꼼한 상담이 이뤄지는 게 장점이다. 강 원장은 “환자의 병력 등을 꼼꼼히 알아내려면 검사하고 상담하는 데 1시간은 걸린다”며 “기능의학적 검사와 함께 환자와 충분히 이야기하며 개인별 성향과 피부 패턴 등을 파악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유재진 director@heraldplus.co.kr
